광개토대왕 비문 압축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마셴(麻線)향 마셴촌에서 기존에 알려진 광개토대왕 비문을 압축한 고구려 비석이 발견됐다.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에 이어 세 번째 고구려비로 등록된 이 금석문을 국내 학계는 “고고학적 대발견”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비석은 광개토대왕비처럼 고구려 역대 왕릉을 관리하기 위한 규정을 담은 이른바 수묘비(守墓碑)로 평가된다.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마셴(麻線)향 마셴촌에서 지난해 7월 29일 발견된 광개토대왕 비문을 압축해 놓은 듯한 고구려 비석의 금석문.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견된 고구려비다.
한국고대사학회 제공
한국고대사학회 제공
첫머리에는 ‘시조 추모(주몽을 이름)왕이 나라를 창건하니라’(始祖鄒牟王之創基也) ‘하백의 손자’(河伯之孫), 그리고 그런 추모가 ‘나라를 일으켜 (왕위가) 후대로 전해졌다’는 구절 등이 보인다. 이어 ‘연호(烟戶)’를 배치해서 사시(四時)로 제사에 대비케 하고 ‘부유한 자들이 (묘를 관리하는 사람들인)수묘인(守墓人)들을 함부로 사고팔 수 없다’는 구절 등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비석 또한 광개토대왕의 아들인 장수왕이 역대 고구려 왕가의 공동묘지인 지금의 지안시 우산하 고분군 앞에 광개토대왕비를 건립하면서, 또 다른 왕가의 공동묘지인 현재의 마선구 고분군 앞에 그 축소판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2013-01-1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