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사람들, 영상 찍기만…”

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사람들, 영상 찍기만…”

김서연 기자
입력 2017-11-02 16:09
수정 2017-11-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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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빠진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강원체육고등학교 수영부 학생들의 미담이 2일 뒤늦게 전해졌다.
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연합뉴스
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연합뉴스
1일 오후 4시쯤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강원체고 학생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은 멀리 의암호 쪽에서 “쾅”하는 굉음을 들었다.

이어 “사람 살려요”, “어떡해” 등 비명이 들려오자 이들은 곧바로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장소에는 사람들이 호수 주위에 모여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20여m 떨어진 곳에 물속으로 가라앉는 승용차가 보였고, 그 옆에 한 운전자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차가 트렁크만 보일 때쯤 학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물속에 뛰어들었다.

운전자를 뭍으로 꺼내는 데는 1분이면 충분했다.

최군 등은 전국체전에서 메달까지 딴 강원체육고 3학년 수영부 학생들이다.

이후 기자와 만난 이들은 “상황이 급박해 본능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성군은 “막상 들어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 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최군은 “수영을 배우길 잘했다”며 “만약에 육상을 했더라면 도와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자를 구조하고 나서 학교 기숙사에 도착한 학생들은 “고생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당시 주위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기만 할 뿐 구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려고 하자 누군가 만류했다”며 “수영선수라고 밝히자 제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연합뉴스
호수에 빠진 운전자 구한 강원체육고등학교 학생들. 연합뉴스
한편 학생들을 만난 김웅일 교장은 한 명씩 끌어안으며 “국가대표가 되거나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이다”라며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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