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다윗과 골리앗’

희비 엇갈린 ‘다윗과 골리앗’

입력 2010-11-17 00:00
수정 2010-11-1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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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기적을 잡았다” 환호 현대차그룹 “최선 다했다” 담담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16일 채권단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하자 “우리가 해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그동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며 재계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힘겨운 대결을 펼쳐 온 현대그룹은 예상을 뒤엎고 인수전에서 승리하자 자신들도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룹 전체에도 활력 생길 것”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오전부터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반신반의하면서도 “채권단의 발표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결과 발표가 오전 11시로 앞당겨지자 “우리가 기적을 잡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뿌리인 현대건설을 인수, ‘현대가(家)’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가 현대차그룹보다 강했던 게 주효했다.”면서 “국내 1위의 건설회사를 되찾은 만큼 앞으로 그룹 전체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미래 블루오션이 될 대북 인프라 개발 및 북방사업 추진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자동차 산업 전념”

반면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업무를 처리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에서만 11조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를 내심 장담한 터였다. ‘최선을 다했다’면서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결과를 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금 동원 능력은 물론 장기 경영능력에서도 앞서 승리를 자신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당분간 자동차 산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큰아들로서 ‘적통성’을 잇겠다는 의지가 컸던 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올 연말 인사에서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따른 문책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이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0-1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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