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자본잠식 규모 관심
3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가 부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출자사들이 입을 타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레일의 자본잠식설부터 롯데관광개발 좌초설도 있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의 자본금은 2011년 말을 기준으로 8조 7000억원이고 부채는 13조 5000억원이다. 자본금 중 8조원가량은 용산개발 사업부지 매각으로 발생한 매출이 포함되어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2007년 용산개발 부지를 팔고 이에 따른 매출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편입시켰다”면서 “회계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용산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코레일의 말대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용산개발 사업의 부도가 확실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용산사업이 좌초되면 코레일이 자본금에 포함시킨 토지대금 8조원 중 받지 못한 5조 3000억원은 자본잠식이 된다. 또 코레일이 용산개발 부지를 찾기 위해서는 이미 받았던 땅값 2조 400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으로 2조 7000억원을 마련해 뒀기 때문에 실제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부분은 2조 6000억원 정도”라면서 “이것도 토지를 돌려받은 뒤 재평가를 진행해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반환금 2조 4000억원은 금융권의 대출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코레일의 부채는 최소 15조 9000억원이 되면서 부채비율은 182%까지 높아지게 된다. 공기업의 부채비율 한계인 200%는 넘지 않는다. 여기에 용산개발의 드림허브 납입자본금 2500억원과 랜드마크빌딩 1차 계약금 4161억원까지 포함시킬 경우 손실처리 규모는 더 커진다.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땅값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자본금에 편입해 놓은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결정”이라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사업을 접는 것이 코레일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림허브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개발에 1748억원을 쏟아부었다. 자본금이 55억원에 불과한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 소유의 자산 대부분이 담보가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업이 무산되면 소송전을 통해 투자금의 일부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3-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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