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 고객의 사재기 이유는

백화점 VIP 고객의 사재기 이유는

입력 2013-05-21 00:00
수정 2013-05-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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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천만원∼3천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해야만 될 수 있다는 백화점 VIP 고객.

통상 이런 백화점 VIP 고객들을 떠올릴 때면 명품으로 치장한 잘 나가는 사모님들을 떠올리지만, 요즘은 돈벌이를 위해 VIP 고객 지위를 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백화점에는 브랜드별 VIP 고객들이 인기있는 신상품을 출시 당일에 5∼10벌씩 사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것도 주로 가장 보편적인 체형에 맞는 옷들로 사들인다.

주로 신상품 출시일에 매장에 나타나는 이들이 인기 상품을 싹쓸이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돈벌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백화점 매장에서 정상적인 가격을 주고 산 물건으로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VIP 고객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에 있다.

VIP 고객은 일반고객이 받지 못하는 별도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여기에 백화점 사은행사로 구매금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상품권은 물론 포인트까지 적립하면 대략 20%에 가까운 할인을 받는다.

예를 들어 VIP 고객이 100만원 짜리 원피스를 10벌 구매하면 정상가격은 1천만원이다. 그러나 10∼15%의 VIP 할인을 받고, 7%의 사은상품권까지 받으면 대략 200만원 가량을 할인받는 셈이다.

이들은 이렇게 사들인 제품을 인터넷쇼핑몰에 정상가격보다 5% 할인된 금액에 내놓고 ‘정품보증 백화점 판매상품 5% 할인’ 등의 문구까지 곁들여 장사하고 차액을 챙긴다.

이런 고객들 때문에 난감해지는 것은 백화점 직원들이다. 신상품을 기다려온 고객들은 정작 원하는 상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을 직면한다.

고정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 다수가 원하는 치수의 상품을 다량 확보해야 하는 백화점 입장에서도 이들은 불청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유명 브랜드 매장들은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동일고객에게 1인당 2점 이상 같은 상품을 팔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매장 직원들은 전체 매출 가운데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A 백화점 여성복 매장 관계자는 “신상품 입고일에 인기상품을 그것도 55치수만 골라 10벌씩이나 사가는 고객들이 다수 있다”면서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렇게 대량 판매한 옷들이 인터넷쇼핑몰에서 거래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벌이를 위해 VIP 지위까지 이용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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