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주파수 경매 나눠먹기?…정부 세수 확보 고민

이통3사 주파수 경매 나눠먹기?…정부 세수 확보 고민

입력 2016-05-02 16:20
수정 2016-05-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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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2개 블록…KT·LGU+ 각 1개 블록 낙찰

이동통신사들의 ‘쩐의 전쟁’으로 주목받은 올해 주파수 경매는 치열한 난타전은 온데간데 없고 너무 점잖게 끝났다.

경매도 애초 예상된 최장 8일 대신 불과 이틀째 종료됐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주파수 경매에 나온 5개 블록 중 1개는 유찰된 데다 입찰을 시작하는 최저가인 최저경쟁가격보다 비싸게 팔린 블록은 1개에 불과했다.

9∼10일에 걸쳐 피말리는 입찰 대결이 계속돼 주파수 가격이 치솟았던 2011년과 2013년 주파수 경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5개 블록 중 D블록(2.6㎓ 광대역)만 경매 첫날 호가가 탄력을 받아 최저경쟁가보다 3천억원 가량 오른 9천500억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블록은 모두 최저경쟁가에서 낙찰됐다. 이통사 중 아무도 입찰을 안 했거나 한 차례만 액면가인 최저경쟁가를 써냈다는 얘기다.

둘째날인 2일 오전에는 아예 5개 블록 모두 2라운드 연속으로 입찰 자체가 나오지 않아 규정에 따라 경매가 종료됐다.

이 때문에 주파수 경매를 통해 세수를 보충하려던 정부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입찰가 평균인 ‘단위가격’(1년 동안 1㎒의 전파를 쓰는 가격)은 올해 약 25억원으로 30억 원을 넘었던 과거 두 차례 경매보다 대폭 낮아졌다.

총 낙찰가는 2조1천106억원으로 예상치인 3조원은 물론 5개 블록 최저경쟁가인 2조5천779억원에도 못미쳤다.

이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경매는 매물의 성격이 예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2011년과 2013년에는 4세대 이동통신(LTE) 사업을 좌우할 ‘황금주파수’가 경매돼 이통사 간 신경전이 치열했고 주파수를 경쟁사에 빼앗기면 자사가 피해를 보는 ‘제로썸’적 성격이 강한 때였다는 것이다.

반면 올해 경매에 나온 주파수는 이미 LTE 기반을 굳힌 이통3사에는 ‘보완재’ 역할을 하는 대역이라 실제 확보를 둘러싼 절박함이 덜했다고 미래부는 추정했다.

또 매물의 수가 많고 각 대역별 장단점이 있어 이통사가 ‘무한 경쟁’보다는 전략적 선택을 할 공산이 컸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번 매물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황금 대역’인 2.1㎓ 대역(C블록)은 이통3사 모두 별다른 장비 증설 없이도 기존보다 데이터 속도가 2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사용 기간이 5년(2021년까지)에 불과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2011년과 2013년 경매는 특정 주파수를 확보하느냐 못하느냐가 초점이었다면 이번 경매는 어떤 대역이 자사에 제일 유리한지를 따지는 선택이 관건이었다. 경매 결과가 적정한 수준이었고 사업자들이 합리적 판단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경매가 이통사끼리 대체로 이익을 서로 나눠 갖는 ‘윈윈’ 게임‘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예컨대 SK텔레콤은 2.6㎓ 광대역(D블록)과 협대역(E블록)을 차지하면서 현 LTE와 차세대 이동통신의 대세로 꼽히는 2.6㎓ 대역을 처음으로 확보했다.

또 2.6㎓ 광대역·협대역을 모두 얻으면서 협대역 기지국의 의무 설치 수를 절반으로 경감받는 ’보너스‘까지 챙겼다.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 노른자위‘로 값어치가 가장 명확했던 2.1㎓ 대역(C블록)을 챙겼고 KT는 1.8㎓ 대역(B블록)을 받아 4개의 LTE 대역을 묶어 데이터 속력을 더 올리는 ’4밴드 CA' 등 서비스를 시도할 여력이 생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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