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경기 따라 천당과 지옥… ‘메뚜기족’ 증권맨

[경제 블로그] 경기 따라 천당과 지옥… ‘메뚜기족’ 증권맨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6-05-17 23:02
수정 2016-05-1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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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높지만 계약직 20% 달해

성과주의 문화·M&A도 한몫
20개사 평균 최대 근속 13.3년

고액 연봉을 받는 직업 중 하나로 각광받는 증권맨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직장을 자주 옮기는 ‘메뚜기족’이 많고 정년을 채우는 일은 극히 드문, 불안한 고용여건 때문이죠.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개된 자기자본총계 상위 20개 증권사의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최저 4.2년(KB투자증권)에서 최대 13.3년(현대증권)까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투자증권 다음으로 근속 연수가 짧은 곳은 IBK투자증권(4.4년), 메리츠종금증권(4.5년), 키움증권(4.8년) 등이었습니다. 근속 연수가 긴 증권사는 현대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11.4년), 한국투자증권(11.1년), NH투자증권(10.6년)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키움증권의 자기매매 담당 남자 직원의 경우 16명 평균 근속 연수가 1.8년에 불과했습니다.

증권업종의 짧은 근속 연수는 지난해 기준 시중은행의 근속 연수인 14.5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집니다. 평균 근속 연수가 가장 긴 증권사가 시중은행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이죠.

증권맨들이 이렇게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계약직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 때문입니다. 시황산업인 증권업은 강세장이 지속되면 채용 규모를 늘리지만 불경기엔 언제든 감원 칼바람이 불 수 있는 업종으로 여겨집니다. 최근에는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직이 점차 빈번해지는 분위기입니다.

20개 증권사 전체 직원 3만 174명 중 계약직은 6303명으로 20.8%에 이릅니다. 2014년 1분기 15.2%였던 계약직 비율은 지난해 1분기 18.6%로 올랐고 올해 처음으로 20%를 넘겼습니다. 계약직 비율이 가장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직원 1411명 중 71.7%(1012명)가 계약직일 정도입니다.

끊임없는 증권사 간 인수·합병(M&A)도 ‘평생 직장’이란 개념을 흐리고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원 이동을 수반하는 증권사 지각변동이 계속되면서 한 직장에 오래 몸담겠다는 증권맨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푸념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6-05-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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