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우리은행장, 실적발표 열흘 당긴 까닭

[경제 블로그] 우리은행장, 실적발표 열흘 당긴 까닭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7-14 23:12
수정 2016-07-1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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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깜짝실적 예상… 19일 발표

민영화 성공 위해 주가 상승 노려
공자위 이전 ‘전략적 택일’ 측면도

뜨거운 7월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황금 같은 휴가철이지만 기업체들은 가슴을 졸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드는 실적 발표 시즌이어서죠.

금융사들도 오는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B금융(21일), 신한·하나금융(22일), 기업은행(29일) 등 줄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정을 보면 재밌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은행이죠. 우리은행은 실적 발표일을 예년에 비해 열흘이나 앞당겼습니다. 이광구(얼굴) 우리은행장의 지시 때문입니다.

이 행장은 “실적 발표를 왜 금요일 오후에 하느냐. 결산 마치면 곧바로 공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올해도 기업은행과 같은 29일에 발표했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5번째 민영화 작업 재개가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민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가가 중요합니다. 우리은행은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적이 좋으면 주가도 뛰기 마련이죠. 그런데 예년처럼 금요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하면 주말이 끼어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받기 어렵습니다. 우리은행 주가는 올 들어 4월 27일에 최고점(1만 800원)을 찍고 지금은 9930원까지 주저앉았습니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목표 주가(1만 2800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오는 25일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도 잡혀 있습니다. 지난 4일, 11일에 이어 또 다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전략적으로 29일 대신 공자위 전인 19일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적이 공시되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테고 이런 우호적 기류 속에서 공자위가 열리는 ‘모양새’를 노렸다는 것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은행은 벌써 네 번이나 민영화에 실패했습니다. 정부도, 우리은행도 이번에는 꼭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간절합니다. 이 행장의 구상대로 판이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6-07-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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