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등 3곳에 대체결제시스템

교역·투자 활성화 걸림돌 해소
이란, 제재 풀려 유로화 결제 선호

오는 29일부터 이란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이 유로화로 수출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이란 간 유로화 대체결제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오는 29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이란 유로화 대체결제시스템은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3곳에 마련된다. 이 은행들은 유럽계 은행을 중개자로 두고 이란계 은행과 유로화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란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은 이란 중앙은행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만든 원화계좌를 통해 대금을 결제해왔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금융 제재가 일부 풀리면서 우리 기업들은 “유럽과 거래가 많은 이란이 선호하는 유로화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이란이 무역 대금으로 받은 원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려면 매개 통화로 달러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과 거래 때 달러화 거래를 금지하고 있어 한·이란 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에는 미국 측의 암묵적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 부총리는 지난 6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기도 했다.

기재부는 유로화 결제 규모 등을 고려해 추후 거래은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나·신한은행은 유럽에 현지 법인이 있고, 우리은행은 이란 측 원화계좌를 운영하고 있어 주관은행으로 선정했다”면서 “다만 이란이 여전히 일부 제재를 받고 있어서 유럽 내 결제 파트너은행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