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몽탄역/박라연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몽탄역/박라연

입력 2010-03-20 00:00
수정 2010-03-20 00: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몽탄역/박라연

밤 기차를 타본 사람은 안다

마음속엔 몇 개의 몽탄(夢灘)역 있다는 것

역사 너머 저마다 연못 있다는 것

꿈으로나 만나보는

꿈이어서 다행인 풍경 있다는 것

옛날 그림자들 걸어나와

구불구불한 생(生)의 왼편과 오른편에

달불을 켠다는 것

연꽃 눈 뜨는 순간의 떨림 수정으로

구른다는 것

앞마당에 목백일홍은 심지 마라

붉은 울음 빼내어 너, 주면 어쩔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붓과는 눈 마주치지 마라

네, 속내 빼내어 화선지에 넣으면 어쩔래

어머니의 노래 끝날 무렵

만삭의 근심들 몸 푸는가

온몸에 반딧불 켜고 있는 저 허공

몽탄역!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달불의 연기처럼 스며드는

지는 해도 문득 외박하고 싶어지는

첫사랑, 몽탄행(行) 열차에게

길은 꿈길뿐이라는 것

이미지 확대
2010-03-20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