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아들은 이란성이다. 한배에 있었던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성격, 좋아하는 음식, 생각과 행동 등이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한 아이는 과일 중 수박을 가장 좋아하지만 다른 아이는 거의 먹지 않고, 잘하는 과목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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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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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경제부 차장
아이들이 커가면서 상대방의 행동과 선호를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은 별로 원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며,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했다. 어른인 나도 남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어린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셈이다.
우리는 집단 문화에 갇혀 산다.
상대방이 일찍 출근한 건 잘 모르겠는데 나보다 일찍 퇴근하면 왠지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 일찍 출근한 사람도 당당하게 일찍 가겠다고 말하기가 꺼려진다. 그러니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나온 공공 분야의 ‘8시 출근 5시 퇴근’을 보고 당사자들이 “근무시간만 길어진다.”고 불평하는 것이 당연하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돈 많은 사람은 그런 정책이 없어도 돈을 쓸 수 있다. 부자들처럼 돈을 쓰고는 싶은데 돈은 없고,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배가 아픈 것은 못 참는 우리의 ‘하향 평준화’ 심리가 돈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돈을 쓰도록 쫓아낸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 안 나오면 일단 한 수 아래로 보는 시선이 고등학생들을 대학으로 내몬다. 대학을 나온들 직장이 기다려 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대졸이라는 거대 범주에 들어가니 안도감이 든다. 그런데 그 안도감이 4년의 시간과 한 해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과 맞먹을 정도일까. 지금은 그렇다.
각자 능력이 다르고 그래서 거쳐야 할 경로가 다르고, 다양한 교육과정과 직업이 있고 그래서 남의 시선을 의식한 선택이 아니라 능력과 선호에 따라 선택하는 사회가 되면 이런저런 사회적 문제가 조금은 덜할 것 같다.
우리, 상대방이 나와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한다고 강조하자. 그러면 조금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
lark3@seoul.co.kr
2011-06-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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