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주에 꽃피울 태권도원/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기고] 무주에 꽃피울 태권도원/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입력 2014-04-22 00:00
수정 2014-04-2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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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이종철 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을 세계의 국민 속에 파고들게 한 문화 외교의 첨병이 태권도라 이야기할 때 이의를 제기할 세계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올림픽 종목 25개 중 한국이 원류인 정식종목은 아직까지 태권도가 유일하지 않은가. 오랫동안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향상시킨 국민스포츠로 조국을 지켜 왔던 것이 국기(國技) 태권도다. ‘태권도원’이 오는 24일 개원식을 갖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백두대간에 연접한 국립공원 덕유산과 백운산 기슭의 태권도원은 하늘과 산, 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자연과 인간, 도시가 대화하는 길지(吉地)에 자리 잡았다. 경북·충북·충남·전북이 가슴을 맞대고 있는 무주에서 세계와 지역을 소통케 하는 창조와 나눔의 공간이 될 것이다. 전 세계 205개 회원국과 8000만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세계적인 무도스포츠로 한국 태권도는 시드니올림픽 이후 세계인과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수많은 태권도장에서 수련하는 세계 무도인들은 한국어로 수련용어를 익히며 태권도 정신과 무술, 예절을 배운다. 경기장, 공연장, 체험관, 박물관, 쉼터, 수련관 등으로 이루어진 태권도원은 인간의 정신, 육체, 덕성, 인성을 함양시켜 주는 세계 태권도인의 고향이 될 것이다.

태권도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산업화 시대 한국인에게는 무한 긍지와 자부심을 충전시켜 주던 에너지의 원천이 아니었던가. 늦게나마 국민의 집약된 뜻과 정성을 모아 세계 태권도의 허브를 만들어낸 것은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혁신한 한국인의 불사조 같은 추진력의 결과다. 2000년 무도역사를 전승해온 선조 무도인들과 국내외 태권도인들의 피눈물 나는 헌신에 대한 국민적 헌정이기도 하다. 나아가 평화지향의 한국이 세계사의 주류 역할을 자임하고 세계화 물결에 공헌하겠다는 국제적 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태권도원이 홍익인간의 철학을 바탕으로 국제 스포츠 발전과 올림픽 정신의 확산에 공헌하는 만남터, 배움터, 쉼터로써 세계인의 문화체험, 가족교육, 건강수련, 교류장, 아카데미가 되기를 바란다. 태권도 정신의 핵심가치인 인내의 즐거움, 페어플레이, 인류의 평화, 번영기여, 우정, 존경, 수월성의 추구, 지덕체의 균형을 키워가는 창조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

또한 태권도원은 창조지향적 방향과 구도자적 실천을 담보하지 않으면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세계인을 실망시키는 철 지난 기념물에 머무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도 장기간 투자로 태권도원을 한국이 유네스코와 공동협력 조직으로 운영하는 열린 세계화의 방향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2014-04-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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