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해보다 한국해 표기가 옳은 것 아닌가

[사설] 동해보다 한국해 표기가 옳은 것 아닌가

입력 2011-08-15 00:00
수정 2011-08-1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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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지도에 동해를 표기하는 것과 관련, 우리 정부가 그동안 주장해 온 ‘동해’(East Sea) 대신 ‘한국해’(Sea of Korea)로 바꾸려는 작업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조선해 등 잃어버린 역사적 이름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번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해야 하는 당위성을 세계에 천명해 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제 건의했다.

‘동해’ 표기가 ‘일본해’(Sea of Japan)에 밀리는 현실에서 우리는 차라리 ‘한국해’를 요구해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데 동의한다. 사실 ‘동해’라는 명칭은 지구상의 한 좌표로 자리잡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우리 땅에서 보면 동쪽이지만 그 해역을 둘러싼 일본에는 ‘서쪽 바다’, 러시아에는 ‘남쪽 바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민족이 2000년 동안 동해로 불러왔으므로 국제사회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단순히 방위를 뜻하는 ‘East Sea’가 채택되더라도 세계인이 그 이름에서 한국을 떠올릴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일본해가 자리잡기 전인 19세기까지 국제적으로 널리 쓴 명칭은 ‘Sea of Korea’였지 ‘East Sea’가 아니었다. 예컨대 프랑스인 벨렝이 1764년 제작한 ‘코레왕국 해도’에는 ‘코리아해’(mer de Coree)로 적혀 있다. 따라서 프랑스 당국을 설득할 때 ‘동해’와 ‘한국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최근 미국과 영국이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에 찬성해 국내가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국제관계는 감정적 대응으로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치밀한 논리와 당당한 명분만이 실리를 보장해 준다. 이제부터라도 ‘동해’를 과감히 버리고 ‘한국해’로 승부를 걸기 바란다.
2011-08-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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