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 성패 부처 할거주의 극복에 달렸다

[사설] 새 정부 성패 부처 할거주의 극복에 달렸다

입력 2013-02-19 00:00
수정 2013-02-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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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등 11개 부처 인선 발표에 이어 새 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과 3개 수석이 내정됐다. 장관 후보자 중 일부의 청문회 통과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긴 하나 박근혜 정부의 조각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정무수석 등 청와대 6개 수석의 인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어제까지 단행된 4차례 인선에서 박 당선인이 안정과 전문성을 중시한 나머지 탕평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반적인 것 같다. 더욱이 경제와 복지 부문 등에서 과감한 국정개혁을 추진할 컨트롤 타워 기능에 의문부호가 켜졌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경제수석 등 남은 청와대 수석 인사와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 인선에서는 이런 평가가 반영돼 국정 운영에 활기가 넘치길 기대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두 가지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조직의 신설로 부처 간 업무 영역 다툼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생기는 부처들은 존재 의식을 과시하기 위해 정부 출범 초부터 정책이나 대형사업 등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공룡 조직으로 탄생하는 미래창조과학부나 통상 업무를 넘겨 받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과 관련 부처 간 업무 영역 교통 정리가 제대로 됐는지 다시 한 번 정밀하게 점검해 보기 바란다. 정부가 출범한 이후 영역 다툼이 재연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부처 간 밥그릇 지키기 등으로 정책이 표류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관 후보자들은 역대 정부에서 있었던 부처 할거주의 사례를 연구해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차기 정부의 내각 중 관료 출신이 절반이나 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18명 중 관료 출신은 9명이다. 분야별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신속히 조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부처이기주의가 불거질 수 있다. 정책 표류 원인의 하나로 관료주의가 꼽힌다. 새 내각은 관료 집단이 보수적인 성격으로 인해 다른 의견에 인색하다는 시각을 불식시켜야 한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사례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경제 위기 극복 등 새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쌓여 있다. 특히 가계 부채와 부동산 경기 침체, 자영업자 문제 등은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부흥, 지속 가능한 복지 등은 어느 한 부처만의 힘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각 부처 간 이견을 원활히 조정하지 못하면 해결이 요원한 과제들일 것이다. 국무총리의 국정 조정능력이나 경제부총리의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2013-02-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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