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마음의 여유/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마음의 여유/구본영 논설위원

입력 2010-03-19 00:00
수정 2010-03-19 00: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방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문제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안타깝고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당혹스러웠던 몇 년 전의 추억이 떠올랐다.

당시 어린 두 아이나 직무상 늦게 퇴근했던 필자가 세면장에서 내는 물소리 등 생활 소음을 아래층 이웃은 참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몇 번이나 목소리 높여 따지는 나이 지긋한 이웃 어른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국적 문화는 남의 시선을 부끄러워하지만 소음에는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란 글을 읽었다. 서양보다 높은 담장을 쌓지만, 정작 창호지 너머 자식 부부의 은밀한 정담도 사랑방의 아버지는 못 들은 척했듯이 말이다.

소음 다툼을 깡그리 없애려면 방음 설계가 부실한 전국의 아파트를 모두 새로 지어야 한다. 그게 당장 어렵다면 마음의 여유와 아량이라도 필요할 듯싶다. 작은 불편과 잇속 때문에 걸핏하면 핏대를 올리는 각박한 세태다. “불이 꺼진다고 당황하지 말라. 대신 밤하늘 뭇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서양 현자의 말이 생각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0-03-1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