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노후의 공적(公敵)/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노후의 공적(公敵)/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4-09-27 00:00
수정 2014-09-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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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은 사람이 너무 오래 살아서는 안 된다고 가끔 말씀하신다. 장수는 인간 본연의 욕망인데도 진담처럼 말하는 이유는 병에 대한 걱정과 자식들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한다. 파킨슨병을 앓는 아내를 30년 동안 돌봐온 70대 노인이 결국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을 봤다면 더욱 그런 생각을 했을 듯하다.

질병 없이 살다 죽는 건 인간의 소망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자신도 모르게 죽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문제다. 고통스럽고 치료가 어려운 병을 앓다가 힘겨운 여생을 마치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중에서도 암은 평안한 노후를 해치는 공적(公敵)이다. 발병률이 37%라고 하니 나이가 들수록 누구라도 암에 대한 공포가 커진다.

기자 생활을 같이한 대학 동기생이 암에 걸려서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야 들었다. 지인의 암 발병 소식은 최근에만 벌써 몇 번째다. 수년 전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이런저런 일에 손대더니 스트레스를 받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동기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하자고 했지만 그것으로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4-09-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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