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유의 송가/이두걸 논설위원

[길섶에서] 자유의 송가/이두걸 논설위원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8-06-14 22:48
수정 2018-06-1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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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곡의 인기를 반영하듯 수많은 명연주가 존재한다. 다만 역사적 의의만 따지자면 미국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1989년 베를린 연주가 앞머리에 놓일 것이다. 그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한 달 뒤 그는 서편과 동편에서 ‘베를린 축하 공연’을 가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소련, 그리고 독일 등 2차 세계대전 참전국의 교향악단 단원들이 동참했다. 번스타인은 4악장에 인용된 실러의 시 제목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자유의 송가’(Ode to Freedom)로 바꿔 청중들에게 소개하고, 이듬해 발매된 실황 앨범의 타이틀로 썼다. 그는 특유의 역동적인 몸짓과 드라마틱한 해석으로 악단을 이끌었다. 탁월한 음악가이자 평생 자유와 반전을 주창한 지성인이었던 번스타인은 그로부터 10개월 뒤 폐암으로 눈을 감았다.

지난 12일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을 합의하는 모습을 보며 교향곡 9번의 베를린 실황을 떠올렸다. 남과 북, 미국, 중국 연주자들이 함께 서울과 평양에서 이 곡을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일까.

douziri@seoul.co.kr
2018-06-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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