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풀브라이트 패밀리/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풀브라이트 패밀리/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2-04-27 22:20
수정 2022-04-2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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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가족 4명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모두 받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장학 프로그램이길래 일가족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가.

김 후보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 시절인 1996년에 이 장학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 부인은 2004년에 이 장학금으로 미 템플대에서 교환교수를 했다. 딸은 2014년 코넬대 석사 과정을, 아들은 2016년 컬럼비아대 석사 과정을 다녔다. 자녀가 선발될 당시 김 후보자는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다. ‘아빠 찬스’ 논란에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공정하게 선발됐다”고 해명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교육은 인간지대사’라는 신념을 가진 고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미 연방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 미 국무부 장학금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60여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미 양국이 운영에 합의했으나 한국전쟁 발발로 실제 시행은 1960년부터 해 오고 있다. 장학생 선발은 한국과 미국 인사로 구성된 한미교육위원단에서 맡고 있다. 선발 규모는 연 20여명 선이다. 수혜자는 연간 최대 4만 달러의 학비와 월 최대 300만원의 생활비 등을 지급받는다.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한승수 전 총리, 안병만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이 장학금을 받았다. 특히 안 전 장관과 김인철 후보자는 공통점이 많다. 스승과 제자 사이인 두 사람은 외대 총장을 두 번씩했다. 안 전 장관은 5·7대, 김 후보자는 10·11대 총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가 이번에 장관이 된다면 공통점이 추가되는 셈이다.

1970년에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노하우를 활용해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공부한 뒤 부인ㆍ딸ㆍ아들에게 이 노하우를 전수한 것인지, 동문회장으로서 압력을 행사한 것인지 지켜볼 일이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통 사람이면 한 번도 혜택을 받기 어려운 장학금을 일가족 4명이 내리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상식을 벗어난다. “선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차제에 베일에 싸인 한미교육위원단 운영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2022-04-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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