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구조했던 생존자들, 기념일 되면 감사 전화”

“당시 구조했던 생존자들, 기념일 되면 감사 전화”

입력 2011-06-30 00:00
수정 2011-06-30 01: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가장 먼저 현장 간 후피 경사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어요. 어리둥절해 어쩔 줄 모르는데, 무전기를 타고 동료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2001년 9월 11일 아침 펜타곤 건물에 알카에다가 납치한 항공기가 떨어졌을 때 펜타곤 경찰국의 후피 경사는 현장에서 2㎞ 떨어진 곳에서 경비견을 데리고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는 “이것은 훈련이 아니라 비상상황이다. 항공기가 펜타곤에 부딪혔다.”는 동료의 무전을 받자마자 펜타곤 서남쪽 건물로 달려갔다. 테러 직후 현장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 ‘첫 반응자’(first responder) 중 한 명이었다. 현장은 사이렌 소리가 고막을 울리는 가운데 검붉은 화염, 매캐한 연기, 살려 달라는 부상자들의 아우성으로 아비규환이었다.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 있었고 나무가 뽑혀 있었다.

후피는 28일 펜타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마치 슬로모션을 보는 것처럼 시야가 느리게 움직였다.”고 테러 현장을 회고했다. 그는 처음엔 테러가 아니라 단순 사고인 줄 알고 정신없이 부상자 구조에 나섰다. 18명의 생명을 구했지만, 남녀 성별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시신이 크게 훼손된 것도 목도해야 했다. 그는 “당시 소방관이 위험하다며 비키라고 했지만 살려 달라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 구조했던 생존자들이 매년 9·11 기념일이 가까워 오면 전화를 해 온다.”고 했다.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6-30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