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교황, 관저 대신 방 2개 공동숙소로

입력 2013-03-28 00:00
수정 2013-03-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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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간의 바티칸 관행 깨뜨려 직접 요리도…검소한 삶 이어가

단장을 마친 교황 관저가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관저를 사양하고, 임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 계속 머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110년간의 바티칸 관행을 깨는 것으로,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 검소하고 소탈한 면모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바티칸에서도 청빈한 삶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BBC 등에 따르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26일(현지시간) “교황이 추후 언급이 있을 때까지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황은 다른 사제들과 검소한 생활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교황 관저는 1903년 비오 10세가 처음 머물기 시작한 이후 1964년 바오로 6세 때 전면 개조됐고, 이후 새 교황이 즉위할 때마다 조금씩 수리를 해 왔다. 10여개의 호화로운 방과 직원용 숙소, 테라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관저가 너무 넓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교황이 묵고 있는 산타 마르타 게스트하우스는 콘클라베 기간에 추기경들이 지낼 수 있도록 1996년 바티칸 경내에 특별히 건축됐으며 평상시에는 바티칸 근무 사제와 주교들이 거주한다. 교황은 싱글룸에서 지내다 며칠 전 손님을 맞기 위해 방 2개짜리 객실로 옮겼다고 롬바르디 신부는 전했다. BBC는 교황이 이곳에서 때때로 손수 요리를 한다고 보도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공동 생활을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생활이 익숙해지면 어디서 머물지 교황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대주교 시절에도 관저 대신 단칸방 아파트에 살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로마시는 대중교통을 애용한 교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교황이 그려진 버스표와 지하철 승차권 100만장을 한정 발매해 27일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2013-03-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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