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평양서 전설적인 지위에 오르다”

“초코파이, 평양서 전설적인 지위에 오르다”

입력 2013-05-02 00:00
수정 2013-05-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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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 ‘개성공단 & 초코파이’ 의미 조명

구호의 손길도, 설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경제 제재도, 교전도 아니었다.

지구상 가장 폐쇄적인 나라를 변화시킨 것은 마시멜로로 채워진 작고 둥근 달콤한 과자였다.

그 이름은 초코파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초코파이가 북한 주민을 새로운 맛의 세계로 인도하며 평양에서 거의 ‘전설적인 지위’(legendary status)에 올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코파이는 남한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노동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해왔다. 북측 노동자들에게 현금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개성공단 사업주들은 물품으로 대신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라면과 커피믹스 등도 인기가 있지만 초코파이는 개성공단 감독관들에게 정가의 서너배로 되팔릴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러시아.50) 국민대 교수는 “초코파이는 북한에서 심리변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주민에게 초코파이는 남한의 번영을 상징한다”며 “초코파이와 DVD, 대규모 노동인구의 중국 유입 등으로 인해 이제 북한 주민은 더이상 남한이 자신들보다 더 못산다는 잘못된 정보를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 주민들은 다양한 이유로 ‘변화’되고 있다. 과거엔 굶주림이 주된 이유였지만 최근에는 패션 등 다른 요인이 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박석일 정책연구국장은 “북한의 항구도시 라선에서 만난 어떤 이는 패션에 대한 자유가 없어서 북한을 탈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북한 주민들은 돈이 조금 생기면 외국 DVD를 사고, 좀 더 많이 벌면 휴대전화를 사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젊은 주민들은 입을 경우 한 달간 강제노역에 동원될 수 있는 검은색 진바 지를 대담하게 입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 청바지나 스키니 진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가디언은 “이러한 변화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눈을 돌리고 있고, 내부에 대한 불만을 키워나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는 북한 지도자들에게 경고 신호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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