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아사히신문 때리기는 사회의 병” 우려 목소리>

<”지나친 아사히신문 때리기는 사회의 병” 우려 목소리>

입력 2014-10-16 00:00
수정 2014-10-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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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관한 기사 취소와 관련해 아사히(朝日)신문에 대한 공격과 비난이 위험한 수준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사히신문의 보도 취소를 계기로 저널리즘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자는 취지의 집회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른바 ‘아사히 신문 때리기’가 사회 병리 현상 수준이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신과 의사인 가야마 리코 씨는 아사히신문에 대한 공격이 “자신 이외에는 적으로 만들어 철저하게 공격하는 사회적 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일 한국인 등을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도 활발하다며 비슷한 맥락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야마구치 니지로(山口二郎) 호세이(法政)대 교수는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한국인 피해자의 증언을 기사화했던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56)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비상근 강사로 근무하는 호쿠세이가쿠인(北星學院)대학이 협박당하는 것을 거론하며 “개입을 허용하면 대학의 자치, 학문의 자유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작가 아마미야 가린 씨는 “무서운 것은 매국노나 나라의 적이라는 단어가 태연하게 쓰이게 됐다는 것”이라며 “폭력적인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집회에는 아사히신문 일본군 위안부 기사 검증에 참가한 아사히신문 기자가 참가해 이번에 사내에서 논의한 것을 독자에게 잘 전할 필요가 있음을 실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쿠세이가쿠인(北星學院)대학의 졸업생 102명은 ‘어떤 폭력에도 굴하지 말고 학교의 자치와 학문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 취지의 의견서를 15일 학교 측에 제출했다.

이달 초에는 일본 학자, 법률가, 언론인 등 400여 명이 참가해 호쿠세이가쿠인 대학을 지지하는 모임을 결성하는 등 아사히신문에 대한 지나친 공격에 맞서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보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나 ‘2차 대전 때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로 끌고 왔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의 증언이 거짓으로 판단된다며 지난달 초 그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취소했다.

이 신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때 제1원전 근무자의 약 90%가 요시다 마사오(吉田昌郞·2013년 7월 사망) 당시 제1원전 소장의 명령을 어기고 제2원전으로 철수했다고 보도했으나 결국 맥락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오보로 드러나 기사를 취소했다.

이에 아사히신문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일본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일부 보수·우익 세력은 우에무라 전 기자 가족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위협하는 등 도를 넘어선 적대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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