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내정보국(MI5)이 유명 역사가인 에릭 홉스봄과 크리스토퍼 힐을 수십 년에 걸쳐 사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기밀 문건에 따르면 MI5는 홉스봄과 힐의 전화 내용을 도청·녹음하고 개인적인 서신을 가로챘으며 이들이 만나는 사람을 감시해왔다.
MI5는 1942년 홉스봄이 영국공산당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확인하면서부터 감시를 시작했다. 1945년 한 MI5 요원이 “홉스봄이 공산주의자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의 개인적인 서신을 모두 들여다 봐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홉스봄의 아주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조사했다.
한 문건에 따르면 홉스봄의 삼촌인 해리에 대해 “냉소적이고 외양상 유대계 혼혈인 것 같으며 코가 길다”고 묘사해놨다.
또 1952년 문건에는 “첫 부인과의 사이가 나쁘다”고 했으며 1950년에는 부인이 홉스봄의 공산당 활동을 지긋지긋해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MI5는 사생활을 감시한 데 이어 홉스봄이 케임브리지에서 강의할 수 없도록 막았으며 BBC 방송에서 홉스봄을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또 다른 저명 역사학자인 힐에 대한 감시는 1935년 그가 러시아를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MI5는 “힐이 공산주의자처럼 생기긴 했는데 세관에서 가방을 검사해보니 반체제 서적은 없었다”고 당시 감시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또 1953년에는 힐에 대해 “옥스퍼드 대학 밸리올 칼리지의 유명한 역사 거두이자 마르크스주의자, 공산당 당원”이라고 묘사하면서도 “힐이 연구하는 학문은 소련과 관련이 없는 17세기”라고 덧붙였다.
홉스봄은 5년 전 MI5가 도감청 등을 통해 수집한 자신의 자료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홉스봄과 힐은 각각 2012년과 2009년 별세했다.
MI5는 이외에도 1959년 핵무기에 반대하는 운동을 지지한 역사가 AJP 테일러, 작가인 아이리스 머독, 윤리학자 메리 워녹 등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녹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MI5의 파일을 보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의심스러웠는지 알고 싶다”며 “나는 (사찰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으며 약간은 우쭐해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국 국립문서보관소가 공개한 기밀 문건에 따르면 MI5는 홉스봄과 힐의 전화 내용을 도청·녹음하고 개인적인 서신을 가로챘으며 이들이 만나는 사람을 감시해왔다.
MI5는 1942년 홉스봄이 영국공산당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확인하면서부터 감시를 시작했다. 1945년 한 MI5 요원이 “홉스봄이 공산주의자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의 개인적인 서신을 모두 들여다 봐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홉스봄의 아주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조사했다.
한 문건에 따르면 홉스봄의 삼촌인 해리에 대해 “냉소적이고 외양상 유대계 혼혈인 것 같으며 코가 길다”고 묘사해놨다.
또 1952년 문건에는 “첫 부인과의 사이가 나쁘다”고 했으며 1950년에는 부인이 홉스봄의 공산당 활동을 지긋지긋해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MI5는 사생활을 감시한 데 이어 홉스봄이 케임브리지에서 강의할 수 없도록 막았으며 BBC 방송에서 홉스봄을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또 다른 저명 역사학자인 힐에 대한 감시는 1935년 그가 러시아를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MI5는 “힐이 공산주의자처럼 생기긴 했는데 세관에서 가방을 검사해보니 반체제 서적은 없었다”고 당시 감시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또 1953년에는 힐에 대해 “옥스퍼드 대학 밸리올 칼리지의 유명한 역사 거두이자 마르크스주의자, 공산당 당원”이라고 묘사하면서도 “힐이 연구하는 학문은 소련과 관련이 없는 17세기”라고 덧붙였다.
홉스봄은 5년 전 MI5가 도감청 등을 통해 수집한 자신의 자료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홉스봄과 힐은 각각 2012년과 2009년 별세했다.
MI5는 이외에도 1959년 핵무기에 반대하는 운동을 지지한 역사가 AJP 테일러, 작가인 아이리스 머독, 윤리학자 메리 워녹 등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녹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MI5의 파일을 보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의심스러웠는지 알고 싶다”며 “나는 (사찰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으며 약간은 우쭐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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