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샘플 0.4%서 FDA 단속 대상 아닌 항생제 12종 검출
미국의 극소수 축산 농가에서 당국의 통상 검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항생제를 사용해 단속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국에서는 젖소는 육류를 사용하기 위해 키우는 다른 가축과 달리 질병이 생겼을 때에만 항생제를 투여하게 돼 있다. 이는 항생제 성분이 우유에 남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우유에서 항생제가 검출되는 것은 식품안전 관련규정 위반이다.
생산된 우유는 널리 쓰이는 항생제 6종의 잔류 여부 검사를 거치며, 항생제가 검출된 우유는 모두 폐기처분된다. 이 때문에 낙농업자들은 치료를 받은 젖소가 생산한 우유를 항생제 성분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수일 동안 내다버린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연구조사 결과 젖소에 투여하지 못하게 돼 있어 검사 대상에서도 제외된 항생제를 일부 축산 농가에서 사용해 법망을 피하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축산 농가 약 2천곳에서 생산된 우유를 채취해 항생제 31개종의 잔류 여부를 검사했다.
농가 가운데 절반은 도살장에 보낸 소에서 항생제가 검출된 전력이 있어 따로 선정한 ‘선별 그룹’이고 나머지 절반은 임의로 지정됐다.
조사 결과 ‘선별 그룹’ 가운데 1%, 전체 조사대상 가운에 0.4%에 해당하는 우유 표본에서 젖소에 사용이 금지돼 FDA 단속 대상에 들지 않은 항생제 12종이 검출됐다.
이번 연구조사를 주도한 마이크 에이플리 캔자스주립대 수의학대학 연구원은 이가운데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과 술파메타진(Sulfamethazine) 같은 항생제를 낙농가들이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불법”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생제들도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으나 수의사가 제한된 여건에서 투여할 수는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우유 표본에서 잔류 항생제가 검출된 것은 여전히 안전규정 위반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연구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우유 표본이 익명으로 채취됐으며 이 때문에 어느 농가에서 금지된 항생제를 사용했는지는 추적하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FDA 수의학센터의 과학기술정책 담당부소장인 윌리엄 플린 박사는 불법 항생제 사용 농가 비율이 적다는 데에 의의를 두면서도 불법 항생제 사용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종류의 항생제 잔류 여부를 검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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