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서 ‘약값 거품’ 비판론…”90% 이상 반값 가능”

중국 양회서 ‘약값 거품’ 비판론…”90% 이상 반값 가능”

입력 2015-03-09 11:24
수정 2015-03-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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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 국민적 손가락질을 받는 의약품 가격 문제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전국인민대표인 광시(廣西)자치구 화훙약업(花紅藥業) 웨이페이옌(韋飛燕) 회장은 8일 열린 분임토론에서 “현재 중국은 약값 거품이 너무 심하다”며 “90% 이상의 약품은 가격을 내릴 수 있고 값을 절반으로 낮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신화통신이 9일 전했다.

제약업에 30년 넘게 종사한 웨이 회장은 “정부는 지난 10여년간 약값 인하를 30여 차례 단행했지만, 약값은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이는 자사 의약품 사용의 대가로 제약사가 병원과 의료인에 지급하는 리베이트가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약품 판매량이 해당 약을 환자들에게 직접 처방하는 의사들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에서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약값을 낮춰도 판매량은 늘지 않는 탓에 리베이트 지급 관행을 쉽게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허난(河南)성 푸런약업(輔仁藥業)집단의 주원천(朱文臣) 회장은 “약품 출하가격에 최소 15~20%의 리베이트 비용이 포함된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제약사 입장에선 약값을 내리고 싶어도 약품 판매량과 직결된 리베이트 비용을 마련하지 못할까 봐 가격을 낮추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약사는 현재 시장환경에서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당장 판매량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며 이는 제약사가 약값을 낮추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는 진짜 이유”라고 덧붙였다.

대표위원들은 국민적 불만을 사는 심각한 약값 거품을 걷어낼 대책으로 정부가 의료보험 적용약품을 전국 단위로 일괄 구매해 각 지역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허난성 완시(宛西)제약 쑨야오즈(孫耀志) 회장은 “국가 지정기구와 제약사가 전국 단위의 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면 안정적인 판매량을 확보한 제약사는 일선 병원과 의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약값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대부분 병원이 정부 지원금을 기초로 운영되는 공공의료기관이지만 최근 공익성이 약해지면서 고가 약품 판매와 과도한 진료비 청구 등 영리 추구에 치우쳐 환자와의 마찰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돈벌이에 치중된 의료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의료진을 살해·폭행하는 등 갈등이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민간병원을 늘리기 위해 진료비 제한을 철폐하는 등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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