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 “시장 동요 가능성에 대비”
국제 외환 시장은 그리스가 자본 통제를 발표한 28일(이하 현지시간) 유로 거래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등 손실 최소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라는 모습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로이터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환율 유로 페그제(고정)를 전격 포기한 지난 1월 15일 스위스 프랑화 가치 급등으로 단 10분 만에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 쓰라림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런던의 온라인 환거래 회사인 FX 프로, 메이저스, 알파리 및 뉴욕의 FXCM 등은 유로 거래 대부분에 부과하는 마진을 높였으며 일부회사는 새로운 투기 포지션 설정을 금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 FX 프로는 지난 27일 밤 낸 성명에서 “(그리스 사태로) 심각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유로 거래를 기존 포지션을 마감하는데로만 제한했다”고 밝혔다.
반면, 주요 환 거래 기관인 IG와 삭소는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를 즉각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알파리는 지난주 이미 고객에게 유로/엔, 유로/달러 거래 여건에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환 거래가 통상적으로 차입 비중이 높고 유동성도 크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악재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신원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신흥시장 중개인은 시장 동요에 대비해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28일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시장 방화벽’이 얼마나 탄탄한지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로 취약 국 채권 수익률이 어떻게 움직일 지로 판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IA 캐피털 마켓의 닉 스타멘코비치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같이 지적하면서 “현재로서는 ECB가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여전히 (유로) 취약국 국채 수익률 급등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겁먹는 모습은 별로 없다면서 지난 15일 이후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하루에 가장 많이 뛴 폭이 16베이시스포인트(1bp=0.01%)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국채 10년 물과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 수익률 간 차이(스프레드)도 지난 26일 119bp로 지난 16일의 176bp에서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 스프레드는 그리스 위기가 심각했던 2012년에 기록적인 650bp까지 벌어졌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스프레드가 좁혀진 것은 시장이 그만큼 유로 취약 국의 채권 부도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일랜드의 마이클 누난 재무장관도 지난 27일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금융 위기 당시) 리먼 브러더스가 주저앉았을 때에 비해 (유로 취약 국들이) 훨씬 잘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 때에는 무방비 상태로 당했다”고 말했다.
누난은 “이후 (유로 취약 국들이) 구조적으로 변했으며 재정 완충 장치도 갖췄다”면서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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