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한 빨리 개정할 것”…아베 담화 반영해 수정작업 하는 듯
일본 외무성이 과거 자국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했다는 설명을 자체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17일 연합뉴스가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역사문제 Q&A’ 페이지에 관련 설명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도통신 보도와 과거 해당 페이지 열람 이후 남아 있는 기록(캐시)의 내용을 종합하면 외무성 홈페이지의 ‘역사문제 Q&A’에는 일본이 전쟁 중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행했다는 설명이 담겨 있었다. 교도통신도 외무성이 관련 설명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들 행위에 대해 일본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 등이 담겨 있었다.
삭제부분은 무라야마 담화에 나타난 역사 인식을 토대로 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외무성이 홈페이지의 역사 인식 설명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달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와의 충돌하지 않고 잘 어울리게 하려고 내용 수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무성은 “어디까지나 일시적 조치다. 가능한 한 빨리 개정해 다시 올리고 싶다”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아베 담화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역대 정권이 반복해 사과했다는 사실을 거론하고 이런 입장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전쟁과 무관한 세대가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직접 사죄하지 않고 과거형으로 인용하는 데 그쳐 무라야마 담화나 고이즈미 담화보다 훨씬 후퇴한 내용을 발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외무성이 아베 담화의 내용에 비춰 홈페이지의 내용을 개정한다면 비슷한 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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