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죽었다 살아나는’ 무장·테러조직 지도자들

끊임없이 ‘죽었다 살아나는’ 무장·테러조직 지도자들

입력 2015-10-19 09:09
수정 2015-10-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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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최고지도자 피폭설 불구 생사는 여전히 ‘베일’보코하람 지도자는 신변이상설에 “살아있다” 메시지

‘죽었니, 살았니, 어디 아프니?’

이라크군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차량행렬을 폭격했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의 생사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폭격 직후 이라크 현지에서는 알바그다디가 즉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라크군도 그가 현장에서 빠져나갔다며 생사 확인을 유보했다.

이런 가운데 그가 폭격으로 다쳐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 모처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등 갈수록 생존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번 사건은 그간 여러차례 보도됐던 사망·부상설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바그다디같이 악명높은 테러·무장조직의 지도자들은 이처럼 여러 추측성 소문 속에 ‘죽었다 살아나기’를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 또 실제 사망 사실이 수개월에서 수년 뒤에야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

미국 등의 대(對) 테러 작전에 최대 표적인 이들은 공습이나 암살 위험을 피하려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잠행해 행적을 좇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테러단체 지도자들 가운데 끊임없이 사망설과 생존설을 양산한 대표적인 인물이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이다.

알카에다의 창시자로 2001년 미국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될 때까지 10년간 미국 정보당국의 추적을 따돌리면서 숱한 사망·중병설에 휩싸였다.

미국 주요 언론에 오르내린 사례만도 10여 번이 넘으며 사망·건강이상설의 원인도 폭격부터 폐질환, 신장질환 등으로 다양하다. 2008년에는 신장 문제로 ‘6∼8개월 시한부 설’을 다룬 미국 중앙정보국 (CIA) 보고서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도 2006년 6월 이라크에서 미군 공습으로 사망할 때까지 온갖 소문을 몰고 다녔다.

알자르카위는 대형 폭탄테러와 외국인 납치 등 잔인한 수법으로 악명이 높아 미국 정부에서 빈 라덴과 똑같이 2천5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던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 고(故) 김선일씨 납치·살해의 배후로 알려졌다.

그를 둘러싸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폭격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거나 ‘2005년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살해돼 가족들이 장례까지 치렀다’는 등 숱한 보도가 나왔지만 그의 사망은 2006년 미군이 시신 사진을 공개하고 나서야 확인됐다.

그나마 빈 라덴이나 알자르카위는 미군에 사살되고 곧바로 미국 정부에 의해 확인됐지만 거물급 테러단체 지도자의 사망 사실이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알려지지 않기도 한다.

이슬람 무장반군단체 탈레반을 결성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던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이런 경우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애꾸눈 지하디스트’로 불리며 빈 라덴과 함께 이슬람 강경 무장조직의 ‘양대 거두’로 꼽히던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에서 사망했다고 지난 7월 발표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 발표 2주 전까지도 오마르의 이름으로 계속 성명을 내보내 왔다. 죽은 지 2년이 넘도록 ‘죽어도 죽지 않은’ 상태였던 셈이다. 오마르의 정확한 사인이나 사망 장소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알카에다 조직의 2인자이자 최고 작전지휘관이던 아부 야히야 알리비도 사망 사실이 수개월 뒤에 확인된 경우다. 그는 2012년 6월 파키스탄 서북부 지역 자택에서 미군 무인기 공격으로 숨졌으나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3개월이 지난 그해 9월에야 알리비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테러단체 지도자들의 ‘사망과 부활’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여학생 200명을 납치해 지탄받은 나이지리아 급진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최고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를 둘러싸고 지도자 교체설과 신변이상설이 나오자 지난 8월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그의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여러차례 셰카우 사망을 주장했으나 그는 매번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건재를 알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짜 셰카우는 죽었고 다른 사람이 대신 행세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6월에는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분파 지도자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리비아 정부가 발표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알카에다 거물급 인사로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시설 대규모 인질극을 주도한 인물이다.

미국은 벨모크타르를 겨냥한 공습 사실은 인정했으나 사망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리비아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에서는 벨모크타르의 사망을 부인했다.

2013년 3월에는 아프리카 차드군이 벨모크타르를 사살했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이후에도 알제리와 니제르 등에서 연쇄 테러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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