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잔학행위 비판…”세계인의 행복 바란다”
2차 대전 중 재임한 히로히토(裕仁·1901∼1989) 일왕의 막냇동생인 미카사노미야(三笠宮) 친왕이 2일 만 100세 생일을 맞았다.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이쇼(大正, 1879∼1926) 일왕의 넷째 아들인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메이지(明治)시대(1868∼1912년) 이후 100세 생일을 맞은 첫 왕족이다.
1915년 출생한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일본의 전쟁과 전후를 모두 체험했다.
그는 1943년에 중국 파견군 참모로서 난징(南京)에 부임했고 각지를 시찰하며 일본군의 잔학 행위를 보고 들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이후 장교들에게 강의하며 “약탈·폭행을 하면서 무슨 ‘황군’(皇軍)인가. 일반 민중을 괴롭히면서 ‘성전’(聖戰)이라니 무슨 말이냐”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육군에 소속돼 대본영(전시 일본군의 최고 지휘부) 참모 등으로도 근무했으나 전쟁의 실상이 이른바 ‘성전’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군 내부에 대해 비판을 하는 등 이례적인 언행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은 설명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도쿄대 연구생으로 적을 두며 역사를 연구했고 특히 동양사에 심취했다.
그는 1958년에 초대 일왕인 ‘진무 천황’의 즉위했다고 하는 ‘기원절’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자 사실(史實)로서 근거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1998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전쟁 중 옛 육군 장교로서 난징에 주둔한 적이 있다. 일본군의 폭행을 눈으로 보고 지금도 거듭 매우 부끄럽고 마음에 걸린다”며 “중국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일을 맞은 그는 “100세를 맞았다고 해서 지금까지와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전 세계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고 또 70년 이상 나를 지지해 준 아내 유리코(百合子·92)에게 감사하면서 즐겁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