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유가 출현…美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배럴당 -0.5달러

마이너스 유가 출현…美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배럴당 -0.5달러

입력 2016-01-19 12:23
수정 2016-01-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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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유회사 마이너스 가격 책정

미국에서 정유회사가 석유생산업자에게 유황을 다량 함유한 저품질 중질유를 판매하려면 배럴당 0.5달러를 내라고 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정유회사인 플린트힐스 리소시스가 웹사이트에 게재한 가격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구매가격으로 배럴당 -0.5달러를 책정했다.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생산업자는 이를 팔려면, 배럴당 0.5달러를 내라는 뜻이다.

노스다코타산 중질유의 1년전 가격은 배럴당 13.5달러, 2014년 1월 가격은 배럴당 47.60달러였다.

플린트힐스가 게재하는 원유 종류별 구매 가격표는 다른 정제회사들에 기준가격이 된다. 경쟁사 플레인스 올 어메리카도 남부텍사스산 중질유 구매가격을 배럴당 13.25달러, 오클라호마 중질유는 배럴당 13.5달러에 각각 공지해 저가구매대열에 합류했다.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극도로 저품질인 원유를 실어나를 송유관이 부족해서다. 이는 미국 석유업계가 처한 고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노스다코타에서 유황함량이 높은 중질유는 하루 1만5천 배럴 미만으로 생산돼 전체 원유생산량중 극히 일부를 차지한다.

원유는 품질과 정제회사로의 운반비용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유황함량이 높은 중질유는 유황을 제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특정 플랜트에서만 정제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하이투자증권 이동욱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정제가 쉬운 경질유가 넘쳐나는 가운데, 중질유는 정제비용이나 저장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저품질 중질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유회사에서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유관회사 엔브리지는 2011년부터 노스다코타산 중질유의 송유관 이용 허가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생산업자들은 트럭이나 기차와 같은 훨씬 비싼 운송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 원유시장의 기준지표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년6개월간 70%넘게 추락해 지난주 12년만에 종가기준 배럴당 3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다.

앤디 리포우 리포우석유 회장은 “석유 생산업자에게 석유를 판매하려면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이 유정을 폐쇄하겠다는 결단을 내리는 데 큰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밖에서도 석유 생산업자들은 고통받고 있다. 캐나다산 비투먼유는 지난주 배럴당 8.35달러까지 떨어졌다. 2년 전만 해도 이 원유의 가격은 배럴당 80달러였다.

마이너스 에너지가격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다.

작년 캐나다 앨버타에서 프로판가스는 3개월간 마이너스가격에 거래된 바 있다. 석유정제회사들은 종종 유황이나 석유코크스를 가져가게 하는데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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