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교장관·노벨상 수상 작가 바르가스 요사 등 작심 비판
‘슈퍼 화요일’ 대승으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대세를 확실히 굳힌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독일 외교장관과 노벨상 수상자 등 주요 인사들이 ‘광대’, ‘공포의 정치’ 같은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AFP와 dpa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독일과 유럽은 물론 미국 대선 경선에서도 ‘공포의 정치’가 휩쓸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의 주요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경선이 진행된 이날 조지워싱턴대에서 강연에 나선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특정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노선에 대해 이같이 우려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유럽과 미국의 포퓰리즘 세력에 대해 “그들은 우리가 문을 걸어잠그고 외부 세계의 문제와 분리돼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잘못됐다”며 “특히 벽을 세우자는 것은 누가 돈을 대느냐와 상관없이 아주 나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불법 이민자를 막고자 미국-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또 “이런 공포의 정치는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험으로 작용하며 궁극적으로는 대서양 양편의 (미국-유럽 간)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동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독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차원의 의무”라면서 독일이 난민 유입의 여파를 감당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수용 방침에 대해 “정신 나간 정책”이며 그로 인해 독일에서 폭동 등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2010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79)도 ‘광대’, ‘인종 차별주의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트럼프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바르가스 요사는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자신의 소설 ‘5개의 모퉁이’(Cinco esquinas) 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 다른 국가에도 너무나 중요한 나라”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인종 차별주의자에 광대, 선동적 정치가인 트럼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르가스 요사는 이어 트럼프 돌풍을 사실상 멈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민주당의 유력 상대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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