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탄’ 베네수엘라…정전의 일상화·주2일 근무도

‘경제파탄’ 베네수엘라…정전의 일상화·주2일 근무도

입력 2016-04-27 16:01
수정 2016-04-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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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에 휘청, 올해 경제성장률 -8% 전망

심각한 경제 위기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전력난에 따른 단전 조치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력을 아끼려고 이번 주부터 40일간 하루 4시간씩 전력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력 송출의 부분 제한 조치는 인구가 많은 10개 주에 적용된다.

엘니뇨에 따른 가뭄이 이어지면서 전력의 주 공급원인 수력 발전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뭄으로 베네수엘라 전력의 75%를 책임지는 구리댐의 수위는 역대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전력이 끊기면서 베네수엘라의 도시 거리에는 ‘정전’(No hay luz)이라는 문구를 내붙인 상점이 늘고 있다.

한 가게의 주인은 올해가 가기 전에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이런 삶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울부짖었다.

가정집의 모습은 경제가 파탄 난 베네수엘라 상황의 축소판이었다.

전기가 나간 냉장고 안의 음식은 상했고 전자레인지는 돌아가지 않는다. 텔레비전과 스테레오 시스템은 침묵만 지킬 뿐이다.

CNN은 “정전이 된 베네수엘라의 가정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가스스토브 뿐”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절전 대책의 하나로 4월부터 두 달간 금요일을 일하지 않는 휴일로 선언한 데 이어 주2일 근무 도입도 예고했다.

아리스토불토 이스투리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전날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필수 인력이 아닌 공공부문 근로자들은 주 3일의 의무 휴가를 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력난이 엘니뇨가 몰고 온 기후재앙 탓으로 돌렸지만 야당은 실정과 부패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베네수엘라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만성적인 생활필수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늘 높이 치솟은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올해도 물가상승률이 500%에 이를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다봤다.

저유가의 장기화로 현금이 메말라 설탕과 밀가루, 달걀 등 기본적인 식자재를 수입할 돈마저 없는 상황이다.

국가 재정의 95%를 석유 수출에서 충당하는 베네수엘라는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IMF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7%였다. 올해는 그보다 더 나빠져 -8.0%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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