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터키 내 핵무기 루마니아로 이전…러 강력 반발 예상”

“美, 터키 내 핵무기 루마니아로 이전…러 강력 반발 예상”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8-18 19:23
수정 2016-08-1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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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의 쿠데타 진압 이후 미국이 터키에 배치돼 있던 자국 핵무기를 루마니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유럽연합(EU) 전문매체 ‘유랙티브닷컴(EurActiv.com)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턱밑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어서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유랙티브닷컴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핵무기 이전은 기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두 명의 취재원 가운데 한 사람은 ”20개 이상의 핵무기를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냉전 이후 미국의 전술핵무기 50여기가 시리아 국경에서 100㎞ 떨어진 터키 인지를릭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인지를릭 공군기지는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의 핵심기지로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7월 쿠데타 진압 때 터키군은 인지를릭 공군기지의 전기공급을 차단하고 미군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했다. 또 터키는 인지를릭 공군기지의 터키군 지휘관을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했다.

 뿐만 아니라 쿠데타 진압 이후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를 전격 방문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쿠데타 진압 이후 미국과 터키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미국이 더는 ‘핵무기 배치국’으로 터키를 신뢰하지 않아 핵무기를 루마니아의 데베셀루 공군기지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데베셀루 기지에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도 배치돼 가동 중이며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MD 배치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루마니아에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됨에 따라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적 대결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루마니아 핵무기 이전을 지난 1962년 미국과 소련을 전면전 직전 상황까지 몰고 갔던 소련의 쿠바 미사일 배치에 비유하기도 한다.

 미국 국무부는 터키내 미국 핵무기의 루마니아 이전설에 대해 ”국방부 소관“이라며 언급을 피했고, 루마니아 외교부는 강력히 부인했다고 유랙티브닷컴은 전했다.

 냉전시대 이후 미국 핵무기의 유럽 배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그러나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에 미국 핵무기가 배치돼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앞서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군 최고사령관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이번 쿠데타로 미군의 터키 내 핵심 거점인 인지를릭 공군기지의 지위가 모호해졌다면서 기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전술핵을 포함해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긴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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