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테스트에서 기준치 2배 질소산화물 배출

폴크스바겐그룹(VW)의 디젤 스캔들에 이제까지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차종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새 모델에는 아직도 조작장치가 탑재되고 있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럽연합(EU) 보고서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가 지난 8월 실시한 여러 종의 경유차 테스트를 분석한 예비 보고서에는 폴크스바겐 아우디의 준중형차인 A3가 통상적인 시험 조건을 벗어났을 때 질소산화물(NOx)을 기준의 2배 넘게 배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조작장치가 사용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는 독일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우디 전 모델을 통과시킨 것과는 상반된다.

유럽의 유로 6 환경기준에 따르면 승용차는 질소산화물을 1㎞당 80㎎ 넘게 뿜어내서는 안 된다.

EU 센터의 테스트에서 아우디 A3는 통상적으로 엔진에 시동을 걸 때(상온시동·cold start)는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엔진을 예열한 다음 테스트를 했을 때는 질소산화물이 법적 허용치의 2배가 넘는 1㎞당 163㎎까지 올라갔다.

악셀 프리드리히 전 독일 환경당국 관계자는 “차가울 때보다 따뜻할 때의 테스트에서 수치가 현저히 높아졌다면 조작장치가 있다고 확실히 의심할만하다” 면서 “기술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의 현 A3 2.0ℓ 디젤 모델에는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EA 189 엔진 다음에 나온 EA 288 엔진이 장착됐다.

외부기온 10℃에서 한 시험에서 질소산화물은 1km당 140 ㎎ 안팎으로 측정됐다. 이 테스트는 기온이 낮을 때 차량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차단하는 이른바 열창(thermal window)이라는 수법을 밝히기 위해 이뤄졌다.

이 지점에서 EU 센터와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은 엇갈렸다. EU 센터의 기술진은 아우디 A3의 열창이 조작장치가 있다는 또 다른 신호로 봤다. 하지만 KBA는 다른 차종과 달리 A3에 대해서는 이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

독일 정부는 보고서에서 열창의 사용은 자동차업계에서 광범위하지만,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불법은 아니라고 밝혔다.

루시아 코데 EU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테스트 세부 결과를 제공하기 전에는 자동차 제작사들의 조작장치 사용이 엔진 보호를 위해 정당화된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EU 보고서는 미국 포드 피에스타와 프랑스 시트로엥 C4 칵투스 디젤 모델도 질소산화물 법적 허용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