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저커버그 핵심 측근 “민감한 이슈 표면화해 토론하려 했던 것”페이스북 직원들 “익명의 유출자 회사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 격앙
“사람을 연결하는 것. 그건 우리의 성장 속에서 하는 모든 일이 정당화되는 이유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회원정보 유출 파문에 휩싸인 페이스북이 20일(현지시간)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까지 당해 사면초가에 놓였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심각한 표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본사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그는 “모든 의심스러운 연락처를 가져오는 관행, 친구들이 계속 페이스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미묘한 언어, 더 많은 의사소통을 위해 하는 모든 일들. 언젠가 우리는 중국에서도 이런 일을 해야 할 것이다”라는 말도 썼다.
또 다른 메모에는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부정적으로 활용된다면 나쁠 수도 있다. 깡패들에게 노출됨으로 인해 어떤 사람의 생명이 희생될 수도 있다. 우리의 도구 위에서 조정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누군가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도 쓰여 있었다.
문건을 처음 폭로한 IT 전문매체 버즈피드는 29일 “저커버그의 가장 오랜 부관이자 페이스북 최고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이 쓴 이 폭발적인 내부 메모는 페이스북의 리더십이 자신들의 제품이 수행한 물리적 사회적 위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보즈워스는 “나는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며 심지어 글을 쓸 당시에도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이 글의 목적은 여러 비판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더 광범위한 토의를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슈를 표면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되자 내부 게시판의 글을 삭제했다.
저커버그 CEO도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그 글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사람을 연결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모가 폭로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보즈워스는 당장 사퇴하라”는 등의 거친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 미국 대선의 가짜뉴스 파문과 최근 데이터 회사를 통해 5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건 등이 공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 리더십이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려 한 것이 오늘날 페이스북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직원들은 내부 문건이 유출된 데 대한 격앙된 분위기와 함께 문건 유출자를 찾아서 쫓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전했다.
3천여 명의 직원이 이 글에 대한 반응을 올렸는데 대부분 보즈워스가 민감한 회사의 문제를 공유하고자 한 데 대해 칭찬하는 내용이었으며 일부 직원은 “보즈워스가 이 글을 삭제한 것 자체가 뭔가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며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고 한다.
또 수십 명의 직원들은 “이런 내부 논의 절차를 통해 페이스북이 위대해진 것인데 이를 외부에 발설해 회사를 위기로 빠뜨린 유출자의 행동은 무책임의 극치”라면서 “회사를 망치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더버지는 “회사 내부 분위기가 어떻든 내달로 예정된 저커버그의 미 의회 청문회에서 이 사건은 페이스북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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