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상징’ 홍콩 의회 뚫렸다… 성난 시위대 유리문 깨고 진입

‘송환법 상징’ 홍콩 의회 뚫렸다… 성난 시위대 유리문 깨고 진입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07-02 01:44
수정 2019-07-0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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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환의 날’ 사상 초유 의사당 점거

송환법 완전 철폐·캐리 람 장관 사퇴 요구
홍콩 정부·여당 송환법 통과시키려던 곳
경찰 저지에도 수백명 물리력 동원해 진입
시위대, 의회 마크 훼손·시설 일부 파괴
입법회,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 발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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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환 22주년에… 시위대, 사상 초유 의사당 점거
홍콩 반환 22주년에… 시위대, 사상 초유 의사당 점거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주년이 된 1일, 홍콩의 더 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을 점거했다. 입법회는 지난달 행정당국이 홍콩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인도하는 법안을 추진했던 곳이다. 당시 일어난 홍콩 시민의 저항이 이날까지 이어지면서 시위는 거세졌고, 결국 의회가 점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밤 입법회 의사당에 진입해 검은색 스프레이로 의회 마크를 훼손한 시위대가 의장석에 영국 통치 시절 홍콩 깃발을 의장석에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홍콩 AFP 연합뉴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지 22년이 되는 기념일에 홍콩 시민은 더 큰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의회를 점거했다.

1일 AFP통신, BBC,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홍콩 시민 수십만명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인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물리력을 동원해 입법회 건물에 진입해 의사당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건물 밖에서 이들의 접근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밀려드는 시위대가 늘어나면서 건물 안으로 밀려났다가 밖으로 쫓겨났다. 입법회 건물 안엔 시위대 최소 수백명 이상이 진입했고, 건물 밖엔 수천명이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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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와 범죄인 인도 법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1일 입법회 진입을 시도하며 건물 유리벽을 깨부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와 범죄인 인도 법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1일 입법회 진입을 시도하며 건물 유리벽을 깨부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주권 반환을 기념하는 국기게양식이 예정된 이날 오전부터 수천명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도로를 점거한 캐리 람 장관의 사퇴와 법안 완전 철회, 최근 체포된 시위자들에게 제기된 공소 취하 등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 관계자들과 중국 정부 대표단 등은 이 때문에 국기 게양식을 실내에서 지켜봤다. 일부 시위대가 철제 카트 등을 이용해 입법회 건물 유리문을 부수는 등 진입을 시도하면서 기념식은 예정된 시간보다 앞서 종료됐다.

저녁 무렵 약 50만명의 시민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거리를 행진하는 가운데, 강경 시위대는 의회 건물 진입을 계속 시도했으며 이날 밤 의사당 진입에 성공했다. 강경 시위대가 인근 정부 청사가 아닌 입법회를 점거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이곳이 홍콩 정부와 여당이 시민들이 반대하는 송환법을 통과시키려던 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위대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의회 마크를 훼손하고, 곳곳에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反送中’ 등의 글씨를 적는 등 시설 일부를 파괴하자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AFP통신은 이들이 수년간 주권 반환 기념일에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군중을 동원해 왔지만 중국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당국은 설상가상으로 송환법을 추진해 지난달 3주간 수백만명이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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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고글,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시위대가 1일 밤 늦게 의사당을 완전 점거한 가운데 의장석에 ‘폭도는 없다, 단지 폭정만 있을 뿐’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헬멧, 고글,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시위대가 1일 밤 늦게 의사당을 완전 점거한 가운데 의장석에 ‘폭도는 없다, 단지 폭정만 있을 뿐’이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22년 전 홍콩 주권을 주고받은 영국과 중국은 당시 맺은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약속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BBC는 영국이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할 것을 중국과 홍콩 당국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부장관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홍콩 시위들은 우리의 홍콩반환협정에 대한 약속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면서 “반환협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으며, 조인 당시처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내정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양국의 연합성명이 규정한 영국의 관련 권리와 의무는 이미 모두 이행됐다”면서 “홍콩에 관한 사무는 완전히 중국 내정으로,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국은 번번이 홍콩과 관련한 일에 간섭을 한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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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9-07-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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