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맥아더에 한국전쟁 무력사용 승인 비밀전문 공개

트루먼, 맥아더에 한국전쟁 무력사용 승인 비밀전문 공개

입력 2015-06-29 07:32
수정 2015-06-29 07: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해군·공군력 전면 사용해 북한군 격퇴하라” 미 육군성 통해 지시미 군사고문단 “한국군, 북한군 공세에 저항할 능력·의지 없어” 보고트루먼 6월25일 밤 워싱턴으로 귀경…국무·합참의장과 참전 결정

6·25 전쟁발발 당시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미국 극동사령부(FECOM)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전면적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내용이 담긴 비밀전문이 공개됐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은 27일(현지시간)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피터 페이스 육군성 장관이 트루먼 대통령의 무력사용 승인 결정을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사령관에게 전달하고 한국전쟁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이 담긴 일급비밀(Top Secret) 전문을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한국 상황’(Korean Situation)이라는 제목의 이 전문을 작성한 것은 1950년 6월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무력 공격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한국에 제공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다.

전문에는 페이스 장관을 비롯한 워싱턴의 군 수뇌부와 맥아더 장군, 터너 조이 중장, 에드워드 아몬스 소장 등 극동사령부 소속 지휘관들이 한국전 초기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내용이 담겨 있다.

페이스 장관은 전문에서 “트루먼 대통령이 다음과 같은 지침을 하달할 것을 지시했다. 극동사령부 예하 해군과 공군 전개에 대한 모든 제한이 없어진다. 한국군에 대해 가장 완전하고 가능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은 “이 같은 행동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 한국군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전문은 이어 극동사령부 예하 공군에 대해 “38선 이남의 모든 북한 탱크와 화기, 군 병력들, 그리도 다른 군사목표들이 공군의 공격 대상이 된다”며 “목적은 한국 내에서 북한군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군에 대해서는 “38선 이남의 연안과 바닷가에서 제한 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은 그러면서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존 무치오 주한 미국대사와 한국군 지도자들, 그리고 한국 민간 관리들에게 이 같은 결정사항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에는 한국전쟁 초기 상황과 한국군의 대처 능력에 대한 미군의 공식적 평가가 들어있어 주목된다.

극동사령부는 전문에서 미국 군사고문단(Korean Military Advisory Group·KMAG)의 보고내용을 인용해 “북한이 24시간 이내에, 예를 들어 화요일(27일)이나 수요일(28일) 서울을 함락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군 참모장은 서울의 함락이 한국의 함락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 도쿄시각으로 (27일) 오전 10시 한국군 3사단과 5사단이 서울 북쪽에서 소규모 작전을 전개했지만, 이것으로 침략을 막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극동사령부는 이어 “지난 이틀간 서울을 함락하려고 했던 북한의 탱크가 서울 교외로 들어오고 있다”며 “한국은 정부를 남쪽으로 이전했고 군사고문단의 통신은 대구에 개설됐다”고 소개했다.

극동사령부는 “한국군이 북한군의 공세에 저항할 수 없는 상태”라며 “교전에 따른 희생자의 숫자를 볼 때, 한국군은 적절한 저항능력이나 싸우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평가는 완전한 붕괴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은 또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25일 미주리 주 인디펜던스 시에 머물던 트루먼 대통령이 워싱턴D.C.로 긴급히 귀환하고 같은날 밤 한국전 참전을 결정하고자 비상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상황을 기록한 백악관 수석집사 알론조 필즈의 메모도 공개했다.

필즈는 “6월25일은 덥고 후텁지근했으며 트루먼 대통령은 긴 주말을 미주리 주 인디펜던스 시에 머물렀고 영부인도 이미 6월초에 인디펜던스 시로 떠났다”며 “주말 동안 주방을 닫았지만, 일요일 오후 4시 근무 중이던 의전담당 클론치 씨가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귀환 중이고 저녁 8시 국무장관과 육·해·공군 합참의장과 칵테일을 겸한 저녁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필즈는 “얼마나 올지는 분명히 알지 못했지만, 18명에서 20명 정도를 얘기했다”며 “딘 애치슨 국무장관과 오마르 브래들리 합참의장이 가장 먼저 왔고 대통령은 오후 8시30분께 도착해 저녁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전쟁에 대한 참전 결정을 내리는 회의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가 공개한 당시의 만찬 메뉴에는 브랜디드 프룻 컵을 시작으로 튀긴 닭가슴살, 건포도 젤리, 크림 그레이비, 가늘게 썬 감자튀김, 버터 바른 아스파라거스, 스캘럽트 토마토스, 핫 비스킷, 바닐라 아이스크림, 초콜릿 소스, 컵 케이크가 있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