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VS 곤봉… 홍콩 유혈충돌 다시 악화

우산 VS 곤봉… 홍콩 유혈충돌 다시 악화

입력 2014-12-02 00:00
수정 2014-12-0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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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4000명 시위대 점거물 철거… 시위대, 정부청사 기습 점거 맞불 40여명 체포… 100여명 부상

한풀 꺾였던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 충돌로 다시 격화되는 분위기다. 시위대 수천명은 지난 30일 저녁부터 1일 새벽까지 홍콩 애드미럴티(鐘) 인근에 있는 정부청사 건물 주변에 대한 기습 점거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 끝에 40여명이 체포됐다고 홍콩 명보 인터넷 뉴스인 명보망이 1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지난 10월 초 홍콩 당국과 대화를 앞두고 청사 인근 점거를 스스로 해제했다가 50여일 만에 재점거 시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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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홍콩 경찰들이 애드미럴티의 정부청사 출입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저항하는 시위대를 경찰봉을 휘두르며 해산시키고 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 40여명을 체포했고, 양측의 격렬한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가 정부의 강제 해산에 맞서 정부청사를 봉쇄하기로 하면서 홍콩 시위는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1일 홍콩 경찰들이 애드미럴티의 정부청사 출입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저항하는 시위대를 경찰봉을 휘두르며 해산시키고 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 40여명을 체포했고, 양측의 격렬한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위대가 정부의 강제 해산에 맞서 정부청사를 봉쇄하기로 하면서 홍콩 시위는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위 거점지인 애드미럴티 인근에서 집결한 시위대는 헬멧 등 호신 장구를 착용한 뒤 청사 등 정부 건물이 몰려 있는 인근 룽허(龍和)도로 쪽으로 돌진했다. 당국은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 4000여명의 경찰 병력을 파견했다. 시위대는 정부청사 진입로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저지하는 경찰에게 물병 등을 투척했고, 경찰은 이에 물대포을 발사하고 곤봉을 휘두르며 반격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구타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시위대를 정부청사 주변에서 대부분 쫓아낸 뒤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하는 성명을 내고 이들을 비난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2개월여 앞두고 중국 당국이 시위 학생들을 ‘폭도’로 규정한 뒤 유혈진압에 나선 바 있어 향후 사태가 주목된다. 시위대도 성명을 통해 전날 밤 포위 시도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청사 주변 포위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맞섰다.

일부 시위대는 또 다른 거점지인 몽콕(旺角) 지역으로 이동해 “쇼핑을 원한다”고 외치며 비폭력 시위에 나섰다. 홍콩 당국자가 “시위대가 점거물을 치우고 사람들이 몽콕에서 쇼핑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당국은 몽콕에도 3000여명의 경찰력을 급파했다.

이번 시위 재개는 당국이 최근 시위대의 점거물을 강제로 철거하고 일부 시위 지도부를 체포한 데 반발해 계획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9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의 참패로 반중 정서가 확인되면서 시위대가 자극을 받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12-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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