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새 시총 5조 달러 증발 후속책… 향후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 밝혀
중국 증권 당국이 증시 급락이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CB)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6일 관영 신화통신과의 서면 문답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CB 제도의 도입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 6월 중순 이후 최고 38% 급락, 5조 달러가량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키며 세계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증감회는 “시장 감독관리 제도를 완비하기 위해 CB 제도 시행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자동화된 프로그램 매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주가지수 선물에 대한 과도한 투기성 거래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CB는 지수가 일정 수준으로 급락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다. 중국 증시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전일 종가 대비 상하 10%로 가격 제한 폭을 두고 있지만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는 없다.
중국 당국은 아울러 앞으로도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주식시장을 안정화할 뜻을 밝혔다. 정부를 대신해 직접 주식을 사들여 온 증권금융공사의 역할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증감회는 “증시 등락이 자율적인 운행에 의해 순조롭게 이뤄질 때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지만, 급격하고 비정상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때 정부가 가만히 앉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감회는 또 현재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수익률(PER) 가치가 최고 25배에서 지난 2일 현재 15.6배로 떨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 증시의 조정 국면이 대체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09-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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