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위기 옌볜… “50년 뒤 조선족 사라질 것”

정체성 위기 옌볜… “50년 뒤 조선족 사라질 것”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9-04 22:32
수정 2022-09-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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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조선족자치주 창설 70주년
인구 감소·한족 동화기조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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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옌볜주)가 지난 3일로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9·3제(자치주 설립 기념일)를 맞은 옌볜주의 주도(州都) 옌지에서는 불꽃 축제와 문예 공연, 전시회 등을 열어 70번째 생일을 자축했지만 조선족의 앞날은 오리무중에 빠져 있다.
지난 3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옌볜주)의 주도 옌지에서 옌볜주 창설 70주년을 맞아 장구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신화사 캡처
지난 3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옌볜주)의 주도 옌지에서 옌볜주 창설 70주년을 맞아 장구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신화사 캡처
4일 인민일보는 옌볜주 창설 70주년을 소개하며 “지난해 기준 옌볜주의 국내총생산(GDP)은 801억 2000만 위안(약 15조 8000억원)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7.4% 성장했다”고 전했다. 그간 조선족은 한국과 중국을 이어 주는 ‘가교’ 역할로 양국 간 협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100만여명의 해외 이주로 인한 인구 감소와 노골화되는 중앙정부의 한족(漢族) 동화 정책 등으로 민족 정체성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자치주 성립 초기인 1953년만 해도 70%를 차지했던 옌볜주 내 조선족 비중은 2020년 기준 31%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야 민족향(民族鄕) 설립을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옌볜주의 자치주 지위가 머지않아 박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옌볜조선족자치주 창설 70주년 전날인 지난 2일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옌지 류지영 특파원
옌볜조선족자치주 창설 70주년 전날인 지난 2일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옌지 류지영 특파원
익명을 요구한 유명 조선족 기업인은 “몇 년 전부터 교육당국이 옌볜의 조선족 학교들에 ‘조선어로 수업을 진행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개별 민족의 자치보다 중화민족 통합을 강조하는 현 추세가 이어지면 조선족은 30~50년쯤 뒤 한족에 흡수돼 사라질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2022-09-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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