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는 라면 상자 크기의 종이상자 80여개가 실려 있었고 이 안에는 두껍고 투박한 책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 책은 지난해 타계한 재미 경제학자 고(故) 신길만 박사가 유족을 통해 기증한 외국도서 1천36권이었다.
신 박사의 기증은 지난 2001년 4천277권 기증에 이어 두번째로 고인의 마지막 유언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했다.
재미 경제학자로 유명한 고인의 조선대와의 첫 인연은 1998년 안식년을 맞아 객원교수로 6개월간 머문 것이 10년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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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언’ 실천한 故 신길만 박사 조선대 중앙도서관에 2001년과 최근 두번에 걸쳐 외국도서 5천300여권을 기증한 재미 경제학자 故 신길만 박사. 신 박사는 객원교수로 왔던 조선대와 인연이 돼 30여년 모아온 모든 장서를 기증했으며 지난해 타계 전 유족에게 모든 것을 기증하겠다는 생전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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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언’ 실천한 故 신길만 박사 조선대 중앙도서관에 2001년과 최근 두번에 걸쳐 외국도서 5천300여권을 기증한 재미 경제학자 故 신길만 박사. 신 박사는 객원교수로 왔던 조선대와 인연이 돼 30여년 모아온 모든 장서를 기증했으며 지난해 타계 전 유족에게 모든 것을 기증하겠다는 생전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2년 뒤 다시 방문한 조선대는 중앙도서관 신축에 여념이 없었고 이를 본 신 박사는 이듬해 30여년 모아온 도서 4천277권을 기증했다.
신 박사는 2003년 조선대를 찾아 기증도서가 비치된 중앙도서관을 둘러보고 퇴직 후 모든 보유장서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기증은 신 박사의 마지막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 박사가 기증한 도서는 각종 경제 관련 도서에다 물리,화학,생물,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포함돼 학생,교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조선대는 중앙도서관 한 쪽에 신길만 코너를 만들었으며 이번 추가 기증된 도서를 포함해 확장할 계획이다.
전남 여수출신인 신 박사는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도미(渡美),브라운대,코네티컷대 등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시간 페니스주립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특히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것을 계기로 사형제도 반대를 실증적으로 연구,분석한 ‘사형과 범죄’를 집필,널리 알려졌으며 이 책은 미국 대학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되는 서적 100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 박사는 타계전 ‘이 책이 조선대 학생,교수 등은 물론 한국 대학의 학술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8일 “국외도서 평균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5억원이 넘는 가치가 있다”며 “귀중한 원서인 만큼 학생,교직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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