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모든 것’ 한자리에

‘아리랑의 모든 것’ 한자리에

입력 2013-03-29 00:00
수정 2013-03-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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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채보 악보·1차대전 채록 음원 공개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에 징집된 한국인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김 그레고리, 안 슈테판, 유 니콜라이 등이었다. 독일군 포로가 된 이들은 당시 독일 언어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알베르트 되겐(1877~1967) 박사가 주도하는 각 민족의 언어·음악 자료의 조사에 응했다. 현재 독일 훔볼트대학교 부속 베를린 라우트 아르키프(LAUT ARCHIV)에 보관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문경새재의 옛길박물관은 라우트 아르키프에서 대여한 SP음반과 이들이 부른 아리랑 음원을 공개한다.

아리랑 유랑단인 ‘코리아아유레디’가 이달 초 정치적인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집트 아인샴스대학교에서 ‘치유의 노래’로 아리랑 공연을 함께 하고 있다. 코리아아유레디 제공
아리랑 유랑단인 ‘코리아아유레디’가 이달 초 정치적인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집트 아인샴스대학교에서 ‘치유의 노래’로 아리랑 공연을 함께 하고 있다.
코리아아유레디 제공
김 그레고리와 안 슈테판이 부른 아리랑은 현재 우리가 친숙하게 들어왔던 아리랑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리랑의 후렴이 ‘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요/ 아리랑 철철철 배 떠나간다’, ‘아라랑 아라랑 아라리요/ 아리랑 띄어라 노다가자’이다. 이 아리랑은 서양 악보로 H B 헐버트(1863~1949)에 의해 채보돼 1896년 영문 잡지 ‘코리안 리포지터리’(The Korean Repository)에 실렸다. 러시아 군인이 된 한국인이 부른 아리랑의 후렴구와 헐버트가 채보한 아리랑의 후렴구가 일치한다.

한국을 방문한 비숍(1832~1904)도 1898년 뉴욕과 런던에서 출판한 책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서 이 아리랑을 그대로 인용한다. 펄 벅(1892~1973) 여사는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흔들리는 갈대’(Living Reed·1963)의 책 표지를 ‘아리랑’으로 장식했다.

새달 4일 개막하는 국립민속박물관과 옛길박물관이 공동기획한 ‘길 위의 노래 고개의 소리: 아리랑’ 전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재조명하고, 아리랑에 대한 이해를 돕는 420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옛길박물관의 안태현은 “아리랑은 길 위의 노래이고 고개의 소리이다. 길과 고개는 화합과 소통의 창구다. 화합의 길이자 소통의 고개 문경새재에서 열리는 아리랑 공동기획전은 아리랑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시는 3부로, 제1부는 아리랑의 역사를 조명한다. 조선후기 임금이 밤마다 신성염곡(新聲艶曲)의 아리랑 타령을 연주하였다는 기록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현대의 아리랑 자료가 망라된다. 제2부는 ‘문경새재 아리랑’이 주제다. 아리랑은 쌀의 노래라는 기록에서부터 문경새재 아리랑의 전승, 홍두깨방망이·다듬이 등의 민속자료를 선보인다. 제3부는 아리랑과 문화다. 아리랑과 관련한 문학, 음악, 대중예술, 학술 자료들과 생활용품 등 우리겨레 삶속의 아리랑을 망라하는 코너로 구성된다. 북한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자료도 포함됐다. 5월 31일까지.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2013-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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