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웃기고 슬픈 ‘하늘의 황금마차’

<새영화> 웃기고 슬픈 ‘하늘의 황금마차’

입력 2014-08-28 00:00
수정 2014-08-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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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한 ‘지슬’로 작년 선댄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오멸 감독. 유머를 뒤섞어 어두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담담하게 그려내 주목받은 그가 이번에는 음악 영화를 들고 나왔다.

나이 들어가는 형제와 밴드의 이야기를 녹여 만든 ‘하늘의 황금마차’다. 옥상에서 연주하는 밴드의 음악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힘겨운 삶이지만 그래도 유쾌하고 따뜻한 태도로 인생을 바라보자고 제안하는 듯하다.

돈도 없이 밴드를 조직한 뽕똘(이경준)은 암과 치매가 동시에 찾아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큰형(문석범)으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둘째 형(김동호)을 만난다.

둘은 큰 형의 재산을 나누자고 마음먹고 큰형 집을 찾아갔지만, 이미 셋째 용필(양정원)이 터를 잡은 상황. 뽕똘과 둘째는 재산을 삼분하자고 제안하지만 셋째는 30% 이상은 절대 양보하지 못한다고 버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이 돌아온 큰 형으로부터 “나랑 여행가는 녀석에게 전 재산을 주겠다”는 말을 들은 뽕똘과 그의 형들은 서둘러 짐을 싸 우도로 출발한다.

영화는 큰형의 인감도장을 찾고자 동분서주하는 형제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포착했다. 철딱서니 없는 막내와 과격한 셋째, 부드러운 둘째의 캐릭터가 살아나 재산싸움의 혼탁함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출연진의 어수룩한 모습도 웃음을 전해준다. 양배추 농사를 짓거나, 가수이거나, 사업을 하거나 일본에서 딸기 농사를 도와주는 등 각자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 배우는 전문적인 배우들보다도 자연스럽게 연기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가운데 뽕똘 역의 이경준은 ‘지슬’(2013), ‘뽕똘’(2011), ‘어이그 저 귓것’(2009) 등에 출연했다.

셋째 용필이 ‘희망가’를 넋두리처럼 부르는 장면이나 실종된 큰형이 밴드의 음악을 듣고 길을 찾아오는 장면은 마음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동화 같은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 제작했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2014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9월4일 개봉. 12세관람가. 상영시간 84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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