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104년 만에 부활… 대한제국 황실 생활상 오롯이

덕수궁 석조전 104년 만에 부활… 대한제국 황실 생활상 오롯이

입력 2014-10-08 00:00
수정 2014-10-08 01: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5년간의 복원공사 마치고 공개

대한제국의 자주성을 천명하기 위해 1910년 축조된 덕수궁 석조전이 14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5년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7일 공개됐다. 석조전은 117년 전 대한제국이 선포된 날인 오는 13일부터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이름을 바꿔 시민들을 맞는다.
덕수궁 석조전 100년 전 그대로
덕수궁 석조전 100년 전 그대로 덕수궁 석조전이 5년간의 복원공사를 마치고 100여년 만에 원래 모습을 되찾아 대한제국 출범 기념일인 오는 13일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석조전 본관은 광무황제(고종)가 대한제국의 자주성을 알리기 위해 1910년 10년의 공사 끝에 축조한 건물이었으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내부원형이 크게 훼손된 채 미술관 등의 용도로 쓰였다. 사진은 7일 문화재청이 언론에 처음 공개한 덕수궁 석조전 중앙홀.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이미지 확대
덕수궁 석조전 본관의 접견실. 박물관의 전시실로 쓰이던 접견실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옛 가구 배치작업을 거쳐 대한제국 당시 황궁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덕수궁 석조전 본관의 접견실. 박물관의 전시실로 쓰이던 접견실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옛 가구 배치작업을 거쳐 대한제국 당시 황궁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이미지 확대
석조전 내 황후의 침실도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석조전 내 황후의 침실도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석조전은 대한제국 광무황제(고종,·1852~1919)의 숙소와 사무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1898년 영국인 존 레지널드 하딩(1858~1921)이 설계했다. 영국 출신의 탁지부 고문 맥리비 브라운이 제안해 조선 전기의 종친인 월산대군의 사저터에 당시 700만원 안팎의 건축비를 들여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190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910년 완공된 길이 54.2m, 높이 31m의 3층 석조건물로 황제의 접견실과 침실, 거실, 욕실 등을 갖췄다. 하지만 고종이 그대로 덕수궁 함녕전에 머물면서 일본에서 귀국한 영친왕이 잠시 숙소로 사용했다. 일제강점기 덕수궁미술관과 이왕가미술관으로 변형됐고 한국전쟁 뒤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으로 쓰였다. 석조전 건물 외부는 크게 변형되지 않았으나 내부는 거의 원형을 잃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석조전 서관(국립현대미술관)과 구분해 석조전 본관 혹은 동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화재청은 2007년 덕수궁관리소로 쓰이던 석조전의 복원을 검토해 외부 용역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9년 공사에 착수했다. 원형 복원을 결정한 뒤 당시 설계 도면과 옛 사진 등을 참조해 고증을 거쳤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공사 과정에서 석조전이 원래 도면과 크게 다를 정도로 훼손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133점의 내부 집기 가운데 41점은 다른 전시관이나 궁궐에서 옮겨 오고 79점은 대한제국 당시 가구 공급사였던 영국 메이플사의 앤티크 가구들로 채웠다. 나머지 13점은 직접 복제해 배치했다.

석조전 복원에 대해선 여전히 안팎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영국인 고문의 제안으로 일본인 공사감독과 일본 시공사가 축조한 건물이 어느 정도 역사적 가치를 지니느냐는 것이다. 첨성대와 석굴암 등 석조 문화재 대다수가 예산 부족 등으로 방치된 가운데 100억원 넘는 비용을 들일 만큼 시급한 사안이었느냐는 지적이다.

문화재청은 “경운궁 중건 의궤에 석조전 건립 기록이 빠져 석조전을 외세 침탈의 산물로 인식하는 견해도 있으나 조선 황실의 의지로 공사가 추진됐다는 점에서 경인철도와 마찬가지로 자주적 역사의 산물로 본다”며 “간과됐던 대한제국 시기의 역사를 되살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10-08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