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중이던 한상균, 건물 밖으로 한번도 안나와

피신중이던 한상균, 건물 밖으로 한번도 안나와

입력 2015-12-10 16:53
수정 2015-12-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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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도시락 먹다가 단식…절밥은 먹은 적 없어

조계사에 피해있다가 10일 자진퇴거해 경찰에 체포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7일 절에 머물 당시 페이스북 계정에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 객으로 한편으론 죄송해서 참고 또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는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이전까지 한 위원장에게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조계사에 안좋은 글을 올린 한 위원장에게 등을 돌렸다.

이 글은 한 위원장이 갖고있던 휴대전화를 통해 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조계사에 들어간 한 위원장은 ‘관음전’이라는 불전이 있는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의 4층에 머물면서 컴퓨터 없이 휴대전화만 지닌 채 25일을 머물렀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머문 방은 기본 주거시설이 갖춰져 있어 별다른 불편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념관 건물 자체가 본래 모텔이었던 곳으로, 조계사가 매입한 뒤 스님들의 처소와 템플스테이 숙소로 활용해왔다.

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조계사와 연결된 구름다리를 포함해 3개다. 건물 안에는 각 층마다 복도로 들어가는 문이 설치돼 있고, 그 안에 숙소가 늘어선 구조다.

한 위원장은 애초에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과 대웅전 사이의 마당에 텐트를 치려고 했으나 여러 문제로 실행에 옮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이 ‘유폐’돼 있다고 표현한 그는 실제로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에 들어간 뒤 한 차례도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옥상에 몇 차례 올라간 것 외에는 방문 밖으로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한 위원장이 머문 방은 화장실이 딸려 있으며 넓이가 서너 평 정도로 이불장과 옷걸이 등 간단한 소품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따금 창문 밖으로 얼굴을 비치던 한 위원장은 은신 도중 방을 바꾸기도 했다.

가전제품이 없는 이곳에서 그는 민주노총 조합원 한 명과 같이 지내면서, 휴대전화로 외부와 연락했다. 인터넷도 휴대전화로만 접속했다.

민주노총 간부나 도법스님, 조계사 직원 등 자신을 찾아온 사람을 만나는 일 외에는 특별한 일과 없이 하루를 보냈다. 중간중간 108배나 독경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같이 머문 조합원이 외부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다 11월 30일부터 백남기 씨의 쾌유를 위해 단식에 돌입했다. 조계사에 있었지만 절밥은 한번도 먹지 않은 셈이다. 절밥을 먹으려면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체포를 우려한 한 위원장이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무렵부터는 왕래하던 민주노총 조합원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앞서 지난 2013년 조계사에 들어온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대웅전을 바라봤을 때 왼쪽에 있는 극락전에 머물렀다. 당시 박 부위원장은 보다 넓은 공간에서 머무르며 비교적 자유롭게 사람을 만났다.

한편 조계사는 한 위원장이 퇴거한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 3∼4층을 청소한 뒤 외국인들에게 템플스테이 숙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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