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구하지 못해 아사(餓死)… ‘루돌프’ 순록이 사라진다

먹이 구하지 못해 아사(餓死)… ‘루돌프’ 순록이 사라진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2-26 10:29
수정 2021-12-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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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부족해진 먹이들
20년 동안 개체수 절반 줄어

핀란드 라플란드 산타마을에 있는 산타와 순록
핀란드 라플란드 산타마을에 있는 산타와 순록 산타할아버지가 전 세계 아이들에게 하룻밤 동안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이동하거나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아니면 여러 명의 산타나 여려 명의 요정의 도움을 받아 지역별로 선물을 배달하는지도 모른다. 사진은 핀란드 라플란드 산타마을에 있는 산타와 순록의 모습

핀란드 산타마을 제공
산타와 함께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루돌프’ 순록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 서식하는 순록 개체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 대부분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었고, 여름철 무더위는 새끼 순록들을 죽게 만들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순록 200마리가 한꺼번에 굶어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땅이 얼어붙어 순록들이 식물을 먹지 못하게 된 탓이다.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순록 개체 수가 90% 이상 감소한 사례가 보고됐다.

33년 전만 해도 약 500만마리에 달했던 순록의 수가 급감한 것은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사냥 등의 영향 때문이다.

라플란드 순록은 영하 30도 이하 추운 겨울에 눈 속을 파고 이끼 등을 뜯어 먹으며 살지만 기후위기로 먹이가 부족해 굶주리고 있다. 통상 영하 50도까지 내려갔던 라플란드는 이제 영하 20도에서 0도 사이를 웃돌며, 지구 평균보다 4배 빠른 속도로 가열되고 있다.

25년째 순록에게 사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목동인 안나 크리스티나 올릴라는 더미러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이 늦게 시작되고 봄과 여름이 오래 지속되면서 새끼 순록들이 죽어가고 있다. 순록 무리는 먹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순록처럼 북극 지방에 사는 동물은 땀샘이 거의 없고 일 년 내내 두꺼운 단열층을 유지하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기 힘들다. 담요 역할을 하던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먹이에 접근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졌다. 북극곰과 순록을 비롯해 지역 야생동물들이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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