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 담쟁이덩굴

붉은 벽돌, 담쟁이덩굴

입력 2011-01-09 00:00
수정 2011-01-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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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무엇을 하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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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주위 어른들에게서 제일 많이 들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너 이담에 크면 뭐가 될래?” 집이나 학교에서 이 질문을 받으면 우리 또래는 너나없이 “대통령이요!” “국회의원이요!” “장군이요!”라고 외쳤던 게 기억납니다.

간혹 “좋은 엄마요! 누구랑 결혼할 거예요”라며 엉뚱한 대답을 해 주위 사람들을 웃긴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런 거창한 답을 하면 어른들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나중에 꼭 원하는 사람이 돼라”고 꿈을 키워주셨지요. 반대로 이렇게 말하는 나이 먹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너 그 따위로 해서 나중에 뭐가 되겠니?” 저 같은 말썽꾸러기들은 매 한 대 맞는 것보다 이런 말이 훨씬 싫었지요. 요즘 어른들도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의 전매특허 같은 질문. “너 무엇이 될래?”

어렸을 적 외쳤던 대로 그 무엇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저 자신만 해도 지금의 ‘나’가 될지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가만히 보면 꿈을 키워준다고 하는 이 질문에 허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회의원이나 장군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그런 위치에 올라 무엇을 할 것이냐는 구체적인 질문, 즉 “너 무엇을 하고 싶으니?”가 더 필요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로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며, 심지어는 그것을 위해 다른 모든 귀중한 것들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요. 돈이나 지위, 명예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얻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자꾸만 묻다 보면 보다 구체적인 ‘인생의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요?

2011년 새해 첫날 아이들에게 용돈만 챙겨주기보다는 이런 덕담 한마디를 준비하면 어떨까요? “

너 이담에 무엇을 하고 싶니?”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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