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건축가가 진짜 건축가를 만날 때

꼬마 건축가가 진짜 건축가를 만날 때

입력 2011-11-06 00:00
수정 2011-11-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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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공동체 정신 가르치는 ‘케이12 건축학교’.

“꼬마 건축가~” 건축가 차상우 씨(41세, 엑토건축 소장)가 외치자 아이들이 박수로 대답한다. “짝짝짝.” 무언가 귀여운 웅성거림이 들려오는 이곳은 인천 남동구 구월4동에 자리한 ‘푸른솔도서관’. 여기에 모인 초등학생 꼬마 건축가 20여 명도 이날 오후 두 시간 동안은 ‘진짜 건축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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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꼬마 건축가들이 지은 집은 물론 찰흙으로 만든 가짜였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만큼은 진짜 건축가와 같았다. 훌륭한 건축가는 건물 자체를 넘어서 건물이 들어설 지역사회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남동 청소년의 집’ 유완희 시설장(40세)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건축을 통해 책으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지역 공동체를 인식할 수 있게요.”

뜻있는 건축가들이 모여 고안해 낸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케이12 건축학교’. 개발된 지 벌써 10년째다. 케이12는 유치원을 뜻하는 킨더가르텐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뜻하는 투엘븐 그레이드라는 뜻. 매년 쉬지 않고 교육한 결과 그간 참여인원이 총 1,200명을 넘어섰다. 그렇게 쌓인 노하우를 정리해 올해 초에는 <어린이건축교실 에이80 프로그램>이라는 책까지 냈다. 현재는 비영리단체 ‘문화도시연구소’에 속한 건축 전문가 열네 명이 이 학교를 이끌고 있다. 에이12 건축학교에서 꼬마 건축가들은 무엇이든 협력해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 꼬마가 긋던 선이 다른 친구가 긋던 선과 만나면 그대로 울타리의 설계도가 되기도 하고, 마당에 심을 은행나무를 어떻게 만들지 설왕설래해보기도 “우리가 만든 집 어때요?” 한다. “색종이를 접어 부채처럼 만들까?” “아니야 노란 찰흙을 동그랗게 모아야지.”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우리 마을에 적합한 다리가 무엇일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보거나, 동화를 읽고 상상되는 집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다음 주엔 다 같이 동네를 돌아보며 마을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차 씨는 “평소엔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 환경을 면밀히 관찰하며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 씨가 케이12 건축학교에서 활동한 지는 올해로 3년째. 그간 별별 꼬마건축가를 다 만났다. “작업하던 아이가 갑자기 가위를 던져서 다른 아이가 다치는 일도 있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게 힘을 모아 결국 하나의 작품을 만들도록 이끄는 게 제 몫이죠.” 건축사무소 소장이면서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가 변변한 보수 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 이 일을 하는 이유는 건축가로서 느끼는 책임감 때문이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게 훨씬 힘들더군요. 그렇지만 건축교육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건물을 지어 올리는 행위만 두고 건축이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케이12 건축학교의 교장이자 창립 회원인 홍성천 씨(46세, 엑토건축 대표)의 생각도 같다. “건축은 삶의 모습이에요. 삶은 모여서 사는 것이고요. 결국, 건축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더불어 잘 살지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건축엔 정답도 없지요. 똑같은 조건에서 얼마든지 다르게 설계할 수 있어요.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활동인 겁니다.” 꼬마 건축가들이 함께 어울려 작업하는 동안 설득하거나 따르거나 도와주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대학 교수와 건축가 열네 명이 모였는데도 넘치는 건 열정뿐이다. 시간도 인력도 돈도 부족하다. 교육을 위탁받은 기관에 출강해 강의료를 받는다 해도 도로 케이12 건축학교에 헌납하고 있다. 공교육 현장에 몸소 찾아가 교육을 진행할 때 필요한 재료비로 쓰기 위해서다. 이번 학기엔 서울시와 용인시에 있는 학교 두 곳에서 진행 중이라고 한다. 꼬마 건축가를 만나기 위해 진짜 건축가들은 쉼 없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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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송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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