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블로그] 출판기념회 봇물 책 한권의 의미는…

[여의도 블로그] 출판기념회 봇물 책 한권의 의미는…

입력 2011-03-02 00:00
수정 2011-03-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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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정치인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 한권쯤 내기 마련이다. 또 의원들에게 출판기념회는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출판 수익금은 정치자금법의 제한을 받는 후원금과 달리 특별한 규제가 없다. 받는 데 한도가 없고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의원들에게는 짭짤한 쌈짓돈이 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6·2 지방선거가 있어 후원금 한도가 3억원으로 평소보다 두배 높아진 반면 연말에 불거진 ‘청목회 사건’ 등으로 후원금 계좌는 꽁꽁 얼어붙었다. 출판기념회가 합법적으로 살림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인 셈이다.

오는 9월쯤 출판기념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후원회 사무실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 주고 있는 형편인데 이러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책을 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길지 않은 초선 의원들은 주로 자전적 에세이나 칼럼들을 묶어 손쉽게 책을 낸다. 지난달 11일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언론에 기고한 글을 엮은 ‘여의도 프리즘’을 냈고,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은 지난달 22일 장애를 딛고 일어선 경험을 담은 ‘희망은 내일을 꿈꾸게 한다’는 책을 발간했다.

다선 의원들의 책에는 좀 더 정치적인 의미가 더해진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마치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80여명의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안 의원은 오는 5월에 있을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겠다는 나름의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오는 4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담당 검사로서 당시의 수사과정을 담은 책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를 위해 1995년 출판했다가 절판된 책을 다시 펴냈다. 여당 대표로서 보다 강단 있는 리더십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여의도에서는 책이 갖는 내용보다 수단적 의미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언젠가는 정치인 자신을 위한 책보다 독자들을 위한 책들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1-03-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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