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뭐가 달랐나

4·27 재·보선 뭐가 달랐나

입력 2011-04-27 00:00
수정 2011-04-2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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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상대 텃밭 ‘나홀로 유세’ 전략 ② 여당이 거물급 투입해 판 키워 ③ 야권연대가 대권후보 대리전

4·27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는 여느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양상들이 속출했다.

통상 재·보선에서 야당은 정권심판론이나 견제론을 내세워 당 대 당 대결 구도로 몰고 간다. 반면 여당은 주로 인물론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에서는 정반대 양상이 빚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나홀로 유세’를 벌였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도 독자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 대 당 대결 카드를 꺼냈다. 여당 지지층이 두꺼운 지역정서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도 나홀로 선거 방식을 고수했다. 손 후보와 김 후보가 선전을 벌이면서 상대 정당이 강세인 지역에서 후보 개인의 이미지를 앞세우는 전략이 하나의 유세 방식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전략은 지난해 7·28 재·보선 때 서울 은평을에 출마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이 시도해 주목을 받았었다.

또 역대 선거에서 야당은 공세적인 ‘판 키우기’, 여당은 수세적인 ‘조용한 선거’ 전략을 각각 선호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이 먼저 전직 당 대표와 도지사 등을 후보로 내세워 ‘거물급 대결’을 유도했다. 전국 단위 선거로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내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재·보선은 야권 연대의 실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나눠 먹기’식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이번 재·보선은 야권 예비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형태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당 간 갈등의 골도 확인했다.

따라서 김해을에서 야권 후보가 패배할 경우 책임 공방이 불거지면서 야권 내부 불신이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전남 순천에서 야권 후보인 민노당 후보가 떨어지고 민주당 탈당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후보 단일화 원칙에 대한 전면 재검토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04-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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